컨텐츠 바로가기

트러스 "감세정책 고수" 정면돌파…파운드 BOE 효과로 이틀째 급등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BBC 인터뷰 "감세 조치가 장기적으로 성장 촉진할 것"

"부자 감세가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공정하지 않은 것"

파운드 가치 2% 넘게 올라 파운드당 1.1달러선 회복

아시아경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파운드화 사상 최저 폭락 사태의 원인이 된 대규모 감세 정책이 옳다며 감세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야심 차게 발표한 감세정책 뒤 영국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고 자신을 향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트러스 총리가 영국 경제 성장을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며 감세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B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경제적 위기 상황에 처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전 세계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트러스 총리는 파운드 급락과 관련해 (달러 강세 때문에) 세계 모든 통화가 하락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영국 경제가 위기라고 하는데 무슨 위기냐라고 반문하며 "나는 위기가 전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영국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감세 정책 중 최고 소득세율을 45%에서 40%로 인하한 것이 부자들에게 혜택을 준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트러스는 감세가 경기 침체를 불러온다면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 감세로 영국 경제가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감세가 공정하다는 논리다.

트러스는 감세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증거는 많다며 그는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자신의 성장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어려운 결정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쿼지 콰텡 재무장관도 이날 성장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별도의 인터뷰에서 "성장 정책을 유지하고 에너지 법안으로 사람들을 돕는 것이 2가지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콰텡 장관은 사퇴 요구도 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의 성장 정책이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점을 시장에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콰텡 장관은 "세금을 계속 올리는 (과거의)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여러분들의 걱정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한 팀이고 계속 집중해야 한다"며 동료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노동당의 레이첼 리브스 의원은 감세 정책에 대해 카미카제를 언급하며 영국 경제를 되레 죽이는 재정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러스 총리의 인터뷰는 재앙적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노동당이 보수당 전당대회를 취소하고 당장 의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트러스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영국 의회는 10월11일까지 휴회하며 보수당은 10월 2~5일 버밍엄에서 연례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트러스는 3일 전당대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아시아경제

파운드화 환율, 파운드당 1.1달러로 반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영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 3%대로 하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6일 파운드당 1.03달러선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로 추락한 파운드화는 28일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650억파운드 규모 국채 매입 계획 발표 뒤 강한 반등 흐름을 지속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2% 이상 급등하며 파운드·달러 환율이 1.11달러선을 회복했다. 파운드화는 전날에도 1.5% 급등했다.

이날 유로도 강세를 보이며 주초 파운드화 급락에 따른 달러 초강세가 다소나마 진정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영국 국채 시장도 안정을 찾는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3%포인트 소폭 오른 3.95%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6%포인트 급락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2일만 해도 3.77%였으나 23일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 발표 뒤 폭등하며 지난 27일에는 4.98%까지 올랐다. 특히 27일 장중에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넘기도 했다.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한 영국 정부가 대규모 국채를 발행해 재정 불안을 야기하고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국채 금리 급등은 채권 연계 파생상품에 투자한 연기금의 대규모 국채 투매로 이어졌다. 연기금이 보유한 국채를 담보로 파생상품에 투자했는데 국채 금리가 급등, 즉 담보로 맡긴 국채 가치가 급락하면서 증거금(담보금)을 추가로 납입하라는 마진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연기금은 증거금 납입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장기 국채를 대규모 매도했고 이에 국채 금리가 오르자 국채 매도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투매로 이어졌다.

하지만 국채 금리 급등도 BOE가 650억파운드 규모의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한 뒤 진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BOE의 대규모 국채 매입이 물가를 자극하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높아 영국 금융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