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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알몸 김치’보다 무서운 배추값… 중국산이 한국 밥상 점령했다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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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줄서기: 대형마트 ‘국산 포장 김치’

배추 값 폭등에 中 김치 부활

1~8월 김치 수입액, 사상 최대

[세상의 모든 줄서기,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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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가을 배추 값이 고공행진하자, 지난해 '알몸 김치' 파동으로 자취를 감췄던 중국 김치가 다시 한국인의 밥상을 장악했다. /유튜브 채널 '라인업 Line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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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배추 한 포기 값이 1만원에 육박하는 ‘김치 대란’이 벌어지면서, 중국산 김치가 ‘한국인의 밥상’을 다시 침공했다. ‘알몸 김치’와 ‘파오차이(泡菜·배추 피클)’ 논란으로 꺼려왔던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이 장바구니 물가 폭등과 함께 무너진 것이다.

3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김치 수입액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7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 김치 수입액은 1억98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했고, 김치 수입량은 16만4419톤으로 3.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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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디자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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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들어오는 수입 김치의 99.9%는 중국산이다. 중국산 김치는 지난해 3월 한 남성이 알몸으로 절임 배추통에 들어가 하반신을 담근 채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동영상으로 세계를 경악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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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중국 '알몸 김치' 영상.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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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중국 정부가 ‘김치의 원조는 파오차이’ ‘김치 종주국은 중국’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잇따라 펼치면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자극해왔다. 이를 계기로 중국산 김치는 한국 식탁에서 자취를 감췄고, 지난해 우리나라 김치 무역수지는 12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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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명 유튜버 리즈치(李子柒)가 배추 김치를 담그며 ‘Chinese Cuisine(중국 전통요리)’ ‘Chinese Food(중국 음식)’로 소개하는 영상. /유튜브 캡처


[☞라인업 ‘김치대란’ 영상 보기] https://youtu.be/VqteYvvJY04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선 지난 5월부터 변화 기류가 감지됐다. 중국산 김치의 한반도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여름 태풍 탓에 배추 수확량이 크게 줄면서 지난 한달 새 배추 값이 36.5% 급등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대상 종가집 등 국산 포장 김치 가격도 10% 가량 일제히 올랐다. 요즘 마트에서는 포장 김치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는 상황. 이에 중국산 김치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밥상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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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장김치 업계 1위인 대상은 10월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키로 했다. CJ제일제당은 9월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사진은 2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포장김치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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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현재 쿠팡에서 판매하는 중국산 김치는 10㎏에 1만8300원(100g 당 183원)인 반면, CJ제일제당 비비고 썰은 배추 김치는 900g에 1만4900원(100g 당 1656원)으로 중국산보다 무려 9배 비싸다. ‘세상의 모든 줄서기, 라인업!’ 취재팀이 지난 26일 서울 이마트 신도림점에서 만난 소비자 김모(33)씨는 “가격 부담 때문에 요즘 중국산 김치를 즐겨 먹는다”며 “주변 친구들(30대 초반 남성)도 대부분 온라인 몰에서 중국산 김치를 주문해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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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와 먹자골목에서 만난 사람들과 김치에 대해 나눈 대화는 무척 흥미로웠다. /유튜브 채널 '라인업 LineUp'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한국이 1년 만에 다시 ‘김치 적자국’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917만3000달러 흑자를 기록한 김치 무역수지는 올 들어 1086만2000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서울 신도림동에서 돼지고기 특수부위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51) 사장은 “김치 뿐 아니라 모든 식자재 물가가 치솟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중국산 김치를 쓰고 있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의 5000원짜리 청국장 백반집에선 요즘 식탁에 내놓는 음식 중 중국산 식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품목은 오로지 ‘쌀밥’ 뿐이다. 이 식당 사장은 “중국 칭다오에서 만든 배추 김치 뿐 아니라, 두부·애호박·마늘·양파·참깨·고추장아찌·브로콜리·당근 모두 중국산 식재료”라며 “백반 가격을 맞추려면 중국산 김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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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알몸 김치 파동 이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수입 김치에도 단계적으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제도를 적용하고 있지만,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산 배추 값은 당장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KAMIS)는 “고랭지 배추 생산량이 줄어 적어도 10월 상순까지는 배추 값 상승이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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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2일 강원도 태백의 한 배추밭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시든 배추를 확인하고 있다. 올해 여름 폭우로 무름병이 퍼지면서 제철을 맞은 고랭지 배추 출하량이 급감했다. /태백=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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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상의 모든 줄서기, 라인업!’ 취재팀이 이번 주에는 품절 사태를 겪고 있다는 대형마트의 ‘국산 포장 김치’ 매대 앞을 찾아갔습니다. 26일 달려간 서울 이마트 신도림점에선 소비자가 가장 즐겨찾는 ‘3㎏ 배추김치’는 아예 찾아 볼 수 없었고, 소포장 제품과 열무·총각 김치만 남아있었습니다. 골목 상권 식당은 이미 중국산 김치가 장악한 상태! 먹자골목과 대형마트에서 만난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 그리고 라인업팀이 최소 금액으로 만들어 본 김치 영상까지,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라인업 LineUp’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STORY 조선일보 한경진 기자

#VIDEO 스튜디오광화문 이예은 PD

#유튜브 바로가기 [EP27.반중 감정 사상 최고치, 중국 김치 수입도 최고치?!] https://youtu.be/VqteYvvJY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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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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