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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에 英까지…거침없는 달러 독주에 세계 각국 환시 개입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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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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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에 세계 각국 외환당국이 자국 통화 가치의 급락세를 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환율뿐만 아니라 주식과 채권 시장에까지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은행(BOJ)이 24년 만에 외환시장 직접 개입을 단행한 가운데 환율로 비상이 걸린 한국과 중국, 영국 등이 잇따라 금융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주 22일 외환시장 실개입에 나섰다. 엔·달러 환율이 145엔 부근까지 오르면서 다급해진 일본은행이 24년 만에 직접 외환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번주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개입은 매우 적절했다”며 개입 사실을 인정했다. 현재 일본은행은 앞다퉈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다른 주요국들과 달리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면서 국채매입 등 완화 조치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엔화 가치가 199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그러자 급하게 환율 방어에 나섰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개입 규모가 최대 3조6000억엔에 달해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를 경험한 중국 외환당국도 바빠졌다. 위안화 환율은 중국 역내외 거래에서 달러당 7.2위안까지 상향 돌파했고 인민은행이 발표하는 고시환율도 7.1위안대로 올랐다. 그러자 인민은행이 긴급 구두개입에 나섰고 위안화 환율의 상승세도 일단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류궈창(劉國強) 인민은행 부행장 주재로 열린 긴급 외환시장 자율기구 화상회의에서 "외환 시장의 안정과 위안화의 높은 변동성을 억제할 것"이란 발언이 나왔다.

원화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한국에서는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구두개입에 나섰다. 방 차관은 28일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 대응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필요 시 주식·회사채시장 불안심리 완화를 위한 시장변동 완화조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같은 날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을 실시한다고 밝혔고 한국은행은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기재부와 한은이 외환시장에서 실개입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이 외화 유출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아시아 신흥국들뿐만 아니라 전통적 금융강국인 영국도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어두운 경제 상황에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리즈 트러스 총리의 신임 내각이 발표한 대규모 감세안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달러/파운드 환율이 1.03달러 부근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영국발 위기가 전 세계로 번진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긴급 국채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 영란은행은 장기 국채를 필요한 만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홀로 질주 중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조치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달러화 초강세의 배경이다.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번주 115에 근접해 2002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화의 초강세 기조가 유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각국 정부가 외환시장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더라도 자국 통화 하락 속도는 조절할 수 있을지 몰라도 방향은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TD증권의 미툴 코테차 신흥시장 전략본부장은 블룸버그에 “외환당국의 개입은 아시아 자산들의 하락세를 멈춰 세울 수는 없고 오직 속도만 늦추게 할 것”이라면서 “높아지는 미국 금리와 강한 달러 그리고 상대적으로 아시아 지역 금리를 감안하면 앞으로 몇 주간 이 같은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이경호 국제경제팀 팀장 nalza2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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