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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영은행에 "달러매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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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 혼란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값 방어를 위해 자국 국영 은행들에 역외 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국영 은행들은 홍콩과 뉴욕, 런던 등 각 사 해외지점에서 달러 매도를 실행할 수 있도록 달러 보유액을 확보해 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달러 매도와 위안화 매수가 동시에 진행되면 위안화 가치 급락세를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위안화 약세 방어를 위한 이번 달러 매도 규모가 꽤 클 것"이라며 "인민은행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국영 은행들이 역외 시장에서 더 많은 달러 확보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정책에 힘입어 '킹달러'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값은 올해 들어 13%가량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만 '달러당 7위안'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이 뚫리며 4%가량 추락했다.

가뜩이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중국 경제에 자본 유출이라는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구두 경고와 정책 수단 등을 활용해 개입하는 와중에 나왔다. 2016년 조지 소로스를 필두로 한 투기자본과의 환율전쟁에서 판정승을 거뒀던 중국이 최근 위안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다시 투기세력에 대한 경고를 내놨다. 위안화 환율의 급등 또는 급락에 함부로 돈을 걸지 말라는 것이다. 29일에는 구두경고 '약발'이 먹히며 환율이 다소 안정됐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앞으로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쏟아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외환시장 관련 화상회의 결과보고서를 통해 "현재 외환 시장 운영은 전반적으로 규범적이고 질서 있지만 소수 기업은 외환 투기를 하고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어 "위안화 환율의 상승 또는 하락 일변도에 베팅하지 말라. 돈을 걸면 반드시 잃는다"는 노골적인 경고도 내놨다.

또 인민은행은 "우리는 외부의 충격을 막아내고 시장 예측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는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민은행이 과거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과의 환율전쟁에서 승리한 경험을 상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예가 2016년 헤지펀드업계 대부로 불리던 조지 소로스의 위안화 공세다.

당시 소로스가 공개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을 하자 다른 헤지펀드들도 속속 소로스의 위안화 공격에 동참을 했다. 이때 인민은행은 △외환보유액 활용 △은행과 개인의 달러 관련 거래 제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채권 시장 참여 확대 등의 수단을 총동원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을 넘지 못하도록 막아냈다.

6년이 지난 시점에서 인민은행이 다시 위안화 투기 세력에 경고장을 보낸 것은 최근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절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28일 한때 달러당 7.2위안대를 돌파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바클레이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당분간은 글로벌경제 흐름에 따르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 같다"며 "이 경우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5위안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추가 대책을 계속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과거 환율을 결정할 때 사용했던 '경기 대응 조정' 요인을 다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매일 기준환율을 고시할 때 경기대응요소라는 항목을 통해 시장환율보다 기준환율을 낮춰 위안화 약세 흐름을 둔화시키려고 한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이달 초 한 차례 인하했던 외화 지급준비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위안화는 원화와 동조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 절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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