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슈 물가와 GDP

가계대책 약발 다한 독일, 9월 물가 10% 폭등…1951년 이후 최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음달 인상폭 확대될 수도…"ECB, 내달 또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의 9월 소비자 물가가 10.0% 뛰어올라 195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독일 슈퍼마켓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통계청은 29일(현지시간) 독일의 9월 소비자물가(속보치)가 1년 전보다 10.0%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951년 12월 10.5% 이후 71년여만에 최고치다.

지난 3개월 7%대 후반이었던 월간 물가 상승폭은 독일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응해 하반기부터 도입한 가계 부담경감 대책이 이달부로 종료되면서 확대됐다.

독일 정부는 하반기에 3개월간 월 1만2천 원(9유로)에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을 내놓고,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인하했다. 이는 물가 상승세를 둔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다.

잘로몬 피들러 베렌베르크은행 경제분석가는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9유로짜리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 종료 이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는 버스와 전철 이용 가격이 217% 치솟았고, 연료가격은 11.7% 올라 물가상승률을 1.3%포인트(P)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9월에 에너지 가격은 1년 전보다 43.9% 올라 전달(35.6%)보다 오름폭이 급속도로 확대됐다. 인구가 가장 많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사례를 보면, 가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가격이 57.5%, 연료 가격이 27.5% 치솟았다.

식료품 가격은 18.7% 급등해 5월(11.1%), 6월(12.7%), 7월(14.8%), 8월(16.6%)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버터는 60.5%, 오이는 50.4%, 면은 45.5% 뛰어올랐다.

상품 가격은 17.2% 올랐고 서비스 가격은 3.6% 상승했다.

경제전문가들은 10월에는 물가상승세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온이 떨어져 난방수요가 올라가는 가운데 천연가스 공급은 모자라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독일연방은행은 이달 보고서에서 향후 수개월간 두자릿수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르크 크래머 코메르츠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의 물가상승률이 다시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에너지 가격 외에 다른 품목의 가격도 점점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유럽 최대 경제대국의 물가상승세가 두 자릿수로 올라서면서 내달 27일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페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은행 총재는 0.75%포인트(P) 인상 카드가 가능한 좋은 선택지라고 밝혔고 오스트리아은행 로베르트 홀츠만 총재도 뚜렷한 폭의 인상이 필요하되 1%P는 너무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FAZ는 전했다.

ECB는 지난 7월 11년만에 '빅스텝(0.5%P 인상)'으로 기준금리를 처음 인상하며 금리 정상화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 이후 이번달에는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첫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yulsi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