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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외교장관 해임건의안 단독처리…尹대통령은 거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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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채택을 강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외교 중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 , 한미 간 '48초' 환담, 비속어 논란 등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며 펼치던 공세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린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앞서 이를 수용하지 않을 뜻을 간접 시사, 당분간 정국 경색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재석 170명에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 표결의 '다수당 폭거'로 규정하며 반발한 끝에, 정의당은 박 장관이 아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각각 표결에 불참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절차적인 측면에서 국회법을 저희가 철저히 준수해 하등 문제가 없다"며 "절차를 떠나서 국민적인 명분도 분명하다. 국민 압도적 다수가 이번 '순방 외교가 실패했다, 부족하다'고 지적하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한 이번 해임건의안은 입법부의 권능을 바로세우고 행정부에 대한 견제 역할을 보다 충실하게 하기 위함"이라며 "우리 헌법은 3권 분립을 명시했고 행정부가 잘못했을 때 책임을 묻는 장치로서 해임건의안을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 해임이 건의된 박진 장관은 공교롭게도 과거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변인 시절 김두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현 민주당 국회의원)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할 거라 믿는다. 상생의 정치를 보여달라'고 촉구했었다. 본인이 한 말을 스스로 되새겨볼 때가 됐다"고 공세를 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께서는 '대통령의 진솔한 유감 표명, 외교부 장관의 사과와 함께 이번 외교・안보라인의 책임 있는 인사에 대해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 민주당이 발의한 해임건의안 철회를 설득해보겠다'는 입장으로 끝까지 여당을 설득하고 그 뜻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걸로 안다"며 "그러나 결국 돌아온 건 묵묵부답이었다. 오히려 이 상황이 특정 언론의 왜곡 조작으로 벌어진 양 희생양 찾기에 급급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단독처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의 이 상황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시작하고 대통령이 빚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오늘 해임건의안 처리에서 그치지 않고 향후 대통령이 진지하고 진솔한 사과를 하고 책임있는 인사조치를 취할 때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속개를 앞두고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대회에서는 "협치파괴 의회독재 민주당을 규탄한다", "민생외면 의회폭거 국민들은 분노한다", "반민주 반의회 국회의장 사퇴하라" 등 구호가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아직 자신들이 뭐 때문에 대선에서 졌는지 잘 모르는 거 같다"며 "169석 있다고 함부로 의회권력 휘두르다가 국민들로부터 심판받고도 아직 제대로 정신 못 차린 거 같다. 실질적으로는 대선 불복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말로는 실용, 협치라고 하지만 대한민국과 윤석열 정부가 잘 되는 꼴을 두고 보지 못하겠다는 발목잡기에 다름 아니냐"며 "박 장관은 세계 무대에서도 아주 우수한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대표가 이야기한다. '불신임 안 받아주면 될 거 아니냐'(라고). 그러면서 뭐 때문에 이 난리를 치나"라며 "해임건의안은 헌법에 규정된 국회의 권능이다. 한번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면 받아들여지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지 해임건의안이 사문화되고 희화화되는 일을 어떻게 저렇게 쉽게 하나"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신들이 할 때는 어땠나. (중국에서) 10끼 중에 8끼를 '혼밥'을 먹고 수행 중인 기자들이 두드려맞고 폭행당해도 한 마디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난리인가"라며 "우리 마음대로 100점 못 맞을 수도 잇는 거 아닌가. 그럴수록 응원하고 격려해야지 말로는 대한민국을 지키자고 하면서 행태는 뭔가"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 여러분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이 169석을 반드시 해소해 대한민국을 흔들고 탈원전 정책하고 안보 헤치고 일본하고 관계 깨고 이런 일을 막아달라"며 "저희로서는 역부족이다. 115석으로는 아무리 잘 하려 해도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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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상정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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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해임건의안 표결에 정의당은 불참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은 표결에 불참한다"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 낭패, 한·일 '약식 회담', 한미 '48초 환담' 등 외교 참사의 직접 책임은 대통령실에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안보실장과 1차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장 수석부대표는 "이번 순방 외교가 참사로 귀결된 본질적 이유는 '비속어 파문'이다. 이는 대통령 본인의 잘못이고 대통령이 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사과해야 할 일"이라며 "해임건의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표결은 국회뿐만 아니라 정치 그 자체를 '올스톱(all-stop)'시키는 나쁜 촌극으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헌정 이래 이번이 6번째다. 이전 사례는 1955년 임철호 농림장관, 1969년 권오병 문교부 장관, 1971년 오치성 내무부 장관, 2001년 임동원 통일부 장관, 2003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2016년 김재수 농림부 장관이다. 앞선 세 건의 해임건의안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었고, 2001년 이후 국회에서 채택된 해임건의안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었지만 임동원 장관과 김두관 장관은 자진사퇴를 택했다. 사퇴하지 않은 장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의 김재수 장관뿐이었다.

때문에 이번 일은 국회의 해임건의안을 대통령이 거부하는 2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질문에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다.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서 전 세계를 동분서주하는 분"이라고 답했다. (☞관련기사 : 尹대통령 "어떤 게 옳고 그른지 자명하게 알 것"…'비속어' 논란 직진)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해임 건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할지 미정이다. 아무 언급도 안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박진 장관은 해임안 가결 후 외교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외교는 국익을 지키는 마지노선이고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났을 당시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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