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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인프라 테러에 '초긴장'... 유럽, 에너지 시설에 군대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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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출국 노르웨이, 관련 시설 軍 배치
"러시아, 더 공격할 수 있어"... EU 공동 대응
본격 조사 아직... 유엔 안보리 30일 논의키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사고는 러시아의 기간시설 테러로 인한 것이라고 서방은 사실상 확신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추가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인프라 시설에 군대를 배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차원의 공동 대응도 시작됐다. 에너지·전기·통신 등의 시설이 마비되거나 타격을 입으면 유럽이 대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발트해 해수면 아래를 지나는 가스관 최소 3곳이 지난 26, 27일(현지시간) 정체 불명의 이유로 터지면서 다량의 메탄가스가 새 나오고 있다. 가스 누출은 다음 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일보

27일(현지시간) 발트해 인근 유럽행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누출된 가스가 표면으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덴마크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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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설 지켜라..." 軍 투입하고, 유럽 공동 대응


석유∙가스 주요 수출국인 노르웨이 정부는 주요 에너지 시설에 군대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가스 누출이 고의적 행동이란 신호가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약 90개의 관련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각 시설은 약 9,000㎞ 길이의 관으로 연결돼 있다. 테러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가스 누출 지점은 당초 3곳으로 파악됐으나 스웨덴 정부는 1곳을 더 찾아냈다고 공개했다. 제니 라르손 스웨덴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4건 중 2건의 누출이 스웨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사고 조사에 정보기관을 투입했다. 나머지 2건은 덴마크 EEZ에서 발생했다. 덴마크 국방부는 "러시아가 추가 공격을 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대비를 시작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는 "유럽의 주요 기반시설이 표적이 된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소행이라는 데 한껏 무게를 실었다. 독일은 사고 지점에 해군을 보낼 예정이다.

유럽 국가들은 공동 행동에도 나섰다. EU는 에너지 관련 주요 시설의 내구성과 보안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기로 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의 정보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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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군사용 배가 덴마크 보른홀름 섬에 28일(현지시간) 정착해 있다. 보른홀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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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누출 사고"... EU집행위, 러시아 8차 제재안 발표


가스 누출 사고를 의제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도 30일 소집됐다. 다만 러시아가 책임을 인정할 가능성은 희박해 회의는 공전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 누출이 계속되는 동안 현장 조사는 불가능한 만큼 진상 규명도 늦어질 전망이다.

이번 사고는 환경에 재앙이다. 덴마크는 사고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덴마크 배출량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덴마크 배출량은 4,500만 톤이었다. AP통신은 메탄가스 방출량이 50만 톤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상 최악의 메탄가스 누출 사고'로 꼽히는 2015년 미국 아리소 캐니언 천연가스 저장소 사고 때 방출된 메탄가스(9만~10만 톤)의 5배에 달한다.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산 석유 가격 상한제'를 포함한 8차 대러시아 제재안을 발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가짜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등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한 조치다. 제재안은 EU 정상회담에서 만장일치 의결을 거쳐야 확정되는데, 이견이 여전하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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