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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우크라전 장기화 '신호탄'···美, 신무기 지원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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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가스관 연쇄폭발 파장

하이마스 등 11억달러 규모 발표

지속가능한 무기 공급체계 구축

노르웨이·핀란드 경계태세 강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4개 주 합병 추진과 유럽에서의 ‘노르트스트림 1·2 해저 가스관 폭파 사건’으로 전쟁이 타협 없는 장기화의 길로 접어들게 되자 미국이 자국의 무기고에서 꺼낸 ‘재고’ 무기 대신 방산 업체가 제작한 ‘신품’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전이 사실상 무기한 이어질 것을 염두에 둔 미국이 지속 가능한 무기 공급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가 고의로 해저 가스관을 폭파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노르웨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도 즉각 안보 태세 강화에 착수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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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11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18대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을 재고가 아닌 신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원한 16대의 하이마스가 미군의 재고품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방산 업체 록히드마틴에 발주해서 공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마스는 다연장로켓시스템(MLRS)을 장갑트럭에 올린 형태의 무기로 한 번에 6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기동성이 좋아 우크라이나군 공격 기능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 지원 규모가 162억 달러(약 23조 2200억 원)에 이르게 된 가운데 외신들은 특히 이번에 제공되는 무기가 신품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NYT는 “미 정부와 군 지도부가 우크라이나전이 ‘무기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정책을 지속 가능한 모델로 전환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이 자체 보유한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서 미국의 군사 대비 태세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군 내부의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르트스트림 해저 가스관 폭발 사건 이후 인근의 북유럽 국가들도 서둘러 경계 태세 강화에 나섰다. 90여 개의 석유·가스 시설을 보유한 노르웨이는 사건 바로 다음 날인 28일 자국의 석유·가스 시설에 군대와 경찰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고를 러시아의 소행으로 보는 만큼 노르트스트림 인근에 위치한 노르웨이 가스관이 추가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노르웨이가 러시아를 대체하는 천연가스 공급 국가로 떠오른 가운데 노르웨이 가스관마저 파괴될 경우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한층 심각해질 수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도 영해 상황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한편 이날부터 닷새간 중부 요웃사시 인근의 주요 고속도로 중 한 구간을 폐쇄하고 전투기의 도로 이착륙 훈련에 돌입했다. 수도 헬싱키와 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이 구간의 고속도로가 군사 훈련을 위해 폐쇄된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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