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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인' 전주환의 꼼수 '재판 연기'…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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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사건 병합됐다면 전씨에 더 유리"…재판부 '불수용'에 무산

뉴스1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철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공동취재)2022.9.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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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동규 박재하 기자 = 불법촬영과 스토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당역 스토킹 살인' 피의자 전주환(31)이 1심 선고 재판에서 선고기일을 최대한 뒤로 미뤄 달라고 말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원이 재판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지만 전문가들은 '계산된 발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씨는 2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불법촬영·스토킹 1심 선고 재판에서 "선고기일을 최대한 뒤로 미뤄주실수 있냐"며 "제가 지금 중앙지검에 사건(보복살인 사건) 하나 걸려있는 게 있어 그 사건과 병합을 하기 위함도 있고, 지금 국민들의 시선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돼 있는 것이 시간이 지나가면서 누그러지길 원하는 마음에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주환이 선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로 사건병합을 통해 유리한 형량을 받아내려는 속셈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복수의 죄를 지은 일반 경합범의 경우 최대 형량은 가장 중한 죄의 1.5배를 가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건에서 10년 선고가 나오고, C라는 사건에서 20년이 나왔다고 가정하면 A씨의 최대 형량은 20년의 1.5배인 30년이 된다. A씨가 만약 모범수 생활 등으로 감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병합이 안됐다면 각각의 형량이 별도로 적용되기 때문에 한 사건에 대해 감형을 받더라도 다른 사건의 형기는 그대로 유지된다. 감옥에 더 오래 있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최진녕 법무법인CK 대표변호사는 "통상 사건을 병합해 판결을 하나로 하면 피고인에게 훨씬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하나의 사건에서 받은 선고와, 다른 사건에서 받은 선고가 합쳐져 더 많은 형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도 "피고인 입장에서는 사건을 병합해 하나로 재판받아야 형이 유리하다"며 "불법촬영·스토킹 1심 선고가 연기되고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중인 보복살인 사건이 기소되면 이 두 사건을 병합해 선고를 받아 유리한 형을 받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법조계 관계자도 "일반적으로 사건을 병합해 처리하는 것이 피고인이게 유리한데 병합 과정이 매우 길다"며 "먼저 서울중앙지검에서 보복살인 관련 기소가 필요하고 이후 상급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 재판부 지정 요청을 해달라고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전씨가 불법촬영·스토킹 사건과 보복살인 사건 병합을 요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씨에게 적용된 혐의가 '보복살인'인 만큼 사형을 선고받는다면 사건 병합 요구는 의미가 없어진다. 형법 제38조 1항 제1호를 보면 경합범 처벌시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인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돼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도 "전주환에게 만약 사형이 최종 선고되면 사건 병합의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그러나 어떤 선고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전주환 입장에서는 최대한 유리한 형을 받기 위해 사건 병합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성폭력처벌법 카메라 등 이용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 스토킹치료, 40시간 성범죄 치료를 명령했다.

전씨의 선고 연기 요청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은 별로도 선고를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 선고를 하겠다“며 ”피고인은 수사가 진행됨에도 범죄를 이어갔고, 재판과정에서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도 그와 상반되게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스토킹 범죄 등에서 추가 범죄 방지 필요성 등이 있어 선고를 한다“고 재판 연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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