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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손사래 쳤지만…대우조선 이어 4조원대 ‘카이 인수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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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항공 방산기업 카이 인수자로 한화 거론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 뒤 카이 인수 나설 수도”

“최대주주 수출입은행도 지분 넘기고 싶어 해”

수은 보유 지분가치만 1조3천억원…한화 재무여력 될까?


한겨레

초음속 항공기 T-50TH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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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하 카이) 인수에도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카이는 국내 유일 항공부문 방산 기업이다. 현재 대주주는 26.41%를 가진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에이치엠엠(HMM)과 함께 현 정부 들어 주요 민영화 대상으로 꼽혀왔다. 한화가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목표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카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수은은 보도설명자료를 내어 “카이와 관련해 한화 측과 접촉 및 논의를 진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전날 한화그룹이 카이 인수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한화 쪽도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 뒤 카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카이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수습 과정에서 삼성·현대·대우의 항공 계열사가 통폐합돼 출범한 회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육상·해상 무기를 모두 만들게 된 한화그룹으로서는 전투기를 생산하는 카이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다. 엄효식 합동참모본부 홍보자문위원(전 한화디펜스 상무)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 엔진·랜딩 기어, 한화시스템은 항공기 전자장비 등 비행기 부품 제작을 하고 있어, 카이를 인수하면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이를 통해 우주산업도 넘볼 수 있다. 카이는 지난 7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누리호) 체계총조립을 담당했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엔진을 공급했다. 한화그룹은 인공위성 업체 투자도 나서고 있다.

수은 역시 카이 지분 매각에 미련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의 실적 및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수은의 책임론이 거론돼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2016년 이후 수은이 조선업 때문에 힘들 때 산업은행이 현물출자로 수은의 자본확충을 돕는 과정에서 카이 주식이 넘어왔다. 수은이 원해서 들고 있는 게 아니어서 빨리 (카이 주식을) 넘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민영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영진이 교체되며 사업의 연속성이 저해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고경영자가 1∼2년만에 바뀌는 등 정권에 따라 부침이 심해 조직의 안전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화가 재무적으로 카이를 품을만한 능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만 해도 2조원이 투입되고, 2조3천억원에 달하는 영구채도 구체적인 상환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종가 기준 카이 시가총액은 4조7665억원으로, 수은의 지분가치만도 1조2588억원에 이른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붙으면 매각가는 이보다 높을 수 있다.

한화그룹의 재무여력을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분석가는 “한화그룹은 지주사 체제가 아니어서 대우조선 인수와 같이 계열사가 십시일반해 투자금을 모을 수 있다. 기업공개 또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2조원 정도의 현금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카이는 부실도 없고 최근 수주를 많이 해서 대우조선과 같이 저렴하게 팔 수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가 감당하기에는 재무적인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방위산업을 한화그룹 몰아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센터장은 “한화그룹이 카이를 인수하면 시너지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방산 관련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무조건 넘기려 하기보단 국내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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