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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제작, 기업 투자 받아 확장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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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진모영 부집행위원장

오마이뉴스

▲ 지난 25일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인더스트리 행사에 참석한 진모영 부집행위원장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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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가 넷플릭스 시리즈 <님아: 여섯 나라에서 만난 노부부 이야기>로 변모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개별 다큐 감독에서 집행위원으로, 다시 부집행위원장으로. 그 사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이하 DMZ 영화제)를 바라보는 감독 진모영의 시각과 진모영 DMZ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의 시각은 분명 달라졌을 터다.

제14회 DMZ 영화제가 한창이던 지난 27일 오전 메가박스 백석 라운지에서 진모영 부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영화제 기간 영화 상영과 산업, 교육을 아우르는 DMZ 영화제의 너른 스펙트럼을 부지런히 쫓아다니던 진 부집행위원장과 1시간 넘게 마주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수 년 전 DMZ 영화제에 몸담기 전, 기자와 인터뷰했던 감독 진모영은 이제 한국 다큐멘터리도 다큐 프로젝트 피칭(발표) 문화를 넘어 북미와 유럽 무대에 진출할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후 해외 피칭 사례가 늘었다. 합작 프로젝트도 하나둘 작품 수를 늘려갔다. 아카데미 단편 다큐 부문 후보에 올랐던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과 같은 작품도 뉴욕 쪽에서 먼저 제안을 받은 작품이었다.

좋은 작품들과 좋은 사례들이 점차 늘었다. 의외였지만 반가운 현상이었다. 그리고 넷플릭스 시대가 도래했다. 또 다른 기회가 열리고 있었다(관련 기사 : 넷플릭스는 왜 연쇄살인범 유영철 다큐를 제작했나).

그 변화의 중심에 DMZ 영화제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열심히 기성과 신인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완성도 있는 국내외 작품들을 소개하며, 청년 및 청소년 감독들을 키워내는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 DMZ 영화제가 마땅히 해야 할 책무다.

3년 차 부집행위원장의 시각은 확실히 달랐다. 진 집행위원장은 특유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화법 속에 DMZ 영화제의 내일을 전망하고 있었다. 특히 영화제 전반의 개혁을 요하는 발언들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지자체의 일방적인 예산 중단 사태로 영화계의 파장이 일고 있는 지금, DMZ 영화제는 또다른 도약과 변화가 태동의 시기를 맞고 있다.

다음은 진모영 부집행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아시아 감독들과의 연대, 가슴 찡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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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인더스트리 행사에 참여해 신진 감독들을 응원하는 진모영 부집행위원장.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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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제는 무사고가, 논란이 없는 게 최고 같다.
"영화제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감각이 둔해지거나 잃었던 것들을 새로 발견하는 거 같다. 또 영화제 인력이라는 게 지속성이 떨어지지 않나. 저렇게큰 조직이냐 하는데, 사실 상근 정직원이라고 해 봐야 팀장 하나 남고 단기 6개월, 3개월, 1개월로 들어오는 거다. '우리 이렇게 했잖아' 하는 인력이 1/3도 없는 거다. 오프라인을 했던 기억은 이미 3년 전에 휘발됐다. 오신 손님들에게 뭘 해줘야 하나 감도 떨어지는 것 같다."

- 부집행위원장 시작한 게 온라인 영화제부터였나.
"그렇게 됐다. 올해로 3년째다. 정상진 집행위원장하고 똑같이 임기를 시작했으니까. 그전엔 집행위원을 하고 있었고. 1년에 네댓 차례 모이면서 옆에서 봤고, 홍형숙 전 집행위원장 시절엔 마음껏 뽑으셔라하고 기존 집행위원들이 존중 차원에서 일괄 사퇴를 했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시라고."

- 국제영화제가 일은 일대로 많고, 인력은 인력대로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그걸 감안하지 않는 일부 지자체들이 말이 많은 거고.
"잘 모르지. 영화제도 숙제가 많다. 돈을 쓰면 돈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 가치를 생각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노력을 해줘야 한다. 수없이 많은 나라의 영화들을 가져오고 수없이 많은 영화인들을 모셔와서 교류하고 대한민국의 문화를 '업'시키는 일을 하는 거다."

- 수 년 전 인터뷰 할 때 인더스트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게 인상에 남는다. 해외 사례를 소개하면서.
"인더스트리들은 어느 정도 틀을 잡긴 했는데, 숙제도 꽤 있다. 국내외의 대표적인 차이점은 외국은 상이나 상금을 크게 안 준다는 데 있다. 인더스트리라는 말 자체로 주목시키는 효과가 있고, 그걸 통해서 투자 결정권자들을 만나면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펀드를 마련하거나 세일즈 사를 구축한다. 여러 가지 협력체를 만드는, 그야말로 인더스트리 자체가 생태계를 갖추는 거다."

- 그 정도면 굳이 상금을 많이 줄 필요가 없는 거다.
"우리가 상금을 주는 건 지극히 우리 창작 환경을 생각한 고려다. 우리는 인디스트리에 그런 투자를 할 결정권자들이나 경영자들이 존재하지 않으니 우리 플랫폼이 직접 돈을 주는 거다. 더욱 더 우리 환경에 맞는 상황을 구축해야 할 거 같다. 그런 점에서 가슴 찡한 이야기가 있었다."

- 어떤 이야기인가?
"아시아 감독들이 너무 좋아하고 감사해 한다. 동남아시아나 이란 포함해서 전부 다. 우리한테 천만 원이 전체 제작비의 1/30 수준이라면, 그쪽에선 천만 원이면 영화 한편을 만든다. 시드(씨앗)머니를 준 영화제는 아시아에서 드문 거다.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아시아의 좋은 친구이기도 하고 우리가 빚을 갚아야 하는 대상들도 있고. 혹은 미래의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돈을 써야 하는 부분도 있는 거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만의 영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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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열린 개막식에서 정상진 집행위원장, 개막작 <킵 스텝핑> 감독 및 배우, 제작진과 함게한 진모영 부집행위원장.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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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DMZ만의 영역이 존재하는 거 같다. 플랫폼으로서의 영역을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고.
- 다큐를 지원금 체제에만 가두면 길게 가기 힘들다고 본다. 다큐의 특성상 투자의 영역이 어렵다고 해도, 정부나 지자체 등의 지원금은 씨앗머니나 긴급수혈 역할밖에 못 한다. 산업으로 가려면 지원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 투자를 받아서 성과를 내든 못 내든 (만들어야 한다). 심지어 '성과를 안 내도 상관없다'는 기업의 돈을 받아 확장했으면 좋겠다."

- 맞다. 대기업 재단 사업들 많지 않나.
"그렇다. (지원금 체제에 묶이면) 그런 파이팅을 잃어버리는 거다. 요즘 영화들 크레디트에 등장하는 창업 투자 회사들의 포트폴리오를 유심히 본다. 99%를 극영화에 쓰고 1%는 다큐에 준다는 상상을 해 본다. 영화계에 들어오는 투자금, 기업군을 포함해서 말이다. 이런 걸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 지원금 체제에 갇힐 수 있다는 말은 확 와닿는 거 같다.
"그렇다. 그건 링겔 처방인 것 뿐이니까. 영화제 같은 플랫폼들이 그런 일을 확장해야 하는 거 같다. 인더스트리하면 투자군과 기업군이 들어와서 보고 자신들의 이미지와 맞다고 생각하면 1-2억 투자하고, 수익나면 수익도 나누고 해보면 어떨까."

- 영화진흥위원회도 그렇고 그런 플랫폼 같은 정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좋을 거 같다.
"맞다. 부서 담당자들은 굉장히 액티브하고 비즈니스 역량이 뛰어나야 되긴 하다."

- 영화제가 플랫폼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한석 수석프로그래머의 분석에 적극 공감한다. DMZ는 좀 더 그런 성격에 특화된 것 같고. DMZ가 만든 다큐 전문 OTT 플랫폼 보다(VODA)도 그런 경우 같다.
"다른 곳이 없잖나. 우리보다 빨리 시작한 EIDF(EBS 국제다큐영화제)는 그런 조직이 아니니까. EIDF는 방송사 내 일종의 다큐멘터리 주간이고. 그 플랫폼을 장기적으로 운영할 인력도 없다. 무엇보다 큰 걸림돌은 등급 심의다. 심의료에 너무 많은 돈을 쓰게 된다. 외국 작품은 특히 더 그렇다. 한 편당 100~150만원이 든다. 가장 완성도 높은 외화 천개 중에 잘하면 50개에서 수십개만 국내 배급사가 정해진다. 좋은 영화들이 배급사가 없으니까 소개되지 못한다. 우리는 해외 배급사에게 미니멈 개런티까진 못주더라도 한 푼이라도 수익 생기면 80%를 나누니까 우리에게 영화를 안 줄 이유가 없다. 근데 심의료가 억대가 드는 거다."

- 관람료로 그 비용을 맞출 수준이 아닌 거 같다.
"OTT 등급 심의 면제 시범 사업을 3년간 한다고 하는데, 대기업만 세금 깎아주는 꼴이다. 심의료도 다 국민 세금으로 들어가는 거니까. 근데 보다 같은 OTT는 안 해 준다. 그런 부분이 면제되면 영화 편 수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긴 하다. 외국영화를 못 가져오는 이유도, 보다의 관건도 거기에 달렸다.

- 보다 같은 아카이빙은 참 중요한 거 같다. 청소년 다큐나 한국미디어협회와 같이 한 워크숍도 눈에 띈다.
"교육사업이 꼭 영화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부수적 사업에선 중대한 사업이다. 미래세대를 키우는 거니까. 우리도 독스쿨, 청년다큐워크숍, 아시아청년공동제작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아시아 6개 국가 대학이 연합해서 영화를 제작했다. 올해는 코로나 시대의 아시아인들의 삶과 이야기라는 주제로 4편을 만들었다. 지원비는 크지 않지만 2년에 한번씩 상영하고 교수, 학생들도 초청한다. 이번엔 영화과 외에 문화예술 전반의 학생들도 영화제에서 경험하고 놀 수 있는 아카데미 분야와 배지도 만들었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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