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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때문에"…역대급 '이언'에 대피도 못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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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플로리다 대피명령 내려졌지만…일부 남기로 결정
"떠날 돈 없어…피난 비용 143만원 넘어 부담"
"감정도 문제…걱정하며 집 떠나는 일 쉽지 않아"
주지사 "모두 떠나지 않아, 구조활동 시작해야"

뉴시스

[올랜도=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우비를 입은 사람들이 허리케인 이언의 영향으로 불어오는 강풍과 비를 맞으며 거리를 걷고 있다.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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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플로리다에 예측 대로 역대급 강도로 허리케인 '이언(Ian)'이 상륙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주지사의 앞선 끊임없는 경고에도 대피를 하지 않은 주민들이 있어 그 이유에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언이 미국에서 세번째로 인구가 많은 플로리다를 향해 돌진하면서 수백만명에게 대피명령이 내려졌다"면서도 "일부 주민들은 대피를 포기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 이유로 '대피 비용'이 꼽힌다. WP는 "그들에게는 대피할 수단이 없다. 떠나는 것도 특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약 5년 간 하퍼가에 있는 단층집에 사는 앨폰소 풀(47)은 "대피하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긴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란 그저 그들이 정신을 잃은 사람들인 양 바라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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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플스=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4등급 초대형 허리케인 '이언'(Ian)이 강타한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소방관들이 물에 잠긴 소방차를 바라보고 있다.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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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8일 역대급 피해가 플로리다를 덮칠 수 있다는 예보가 나왔다. 하지만 그는 이웃들이 대피하는 것을 지켜만 보며 정원에 있는 식물을 돌볼 뿐이었다.

탬파는 플로리다 남서부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큰 피해를 입기에 충분한 1.21~1.82m 높이의 폭풍 해일이 예측됐다. 특히 저지대와 홍수가 발생하기 쉬운 지역 특징상 탬파에 100년 만에 큰 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27세 라파엘 바카는 가족이 집 창문 너머로 합판을 뚫는 것을 돕고 있었다. 바카는 "비가 조금 오면 거리 전체가 물이 잠긴다. 나쁘게 변한다"며 "우리는 평생 구석에 살았지만 그렇다고 물 피해를 크게 본 적은 없다. 그 연속극이 이번에도 계속되길 바랄 뿐"이라며 긴장한 채 말했다.

바카의 가족들은 집에서 준비하고 기도하는 것만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대피하는 방법도 논의했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고 결론 지었다.

바카는 "우리는 지금 떠날 돈이 없다"며 "호텔 숙박과 가스, 식사까지 따지면 1000달러(약 143만9100원)가 훨씬 넘는다. 만약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네 리베라와 주디 에레라도 현관에 앉아있었다. 그들도 이언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고 걱정이 됐다. 하지만 대피를 할 만큼은 아니었다. 탬파에서 나고 자란 그들은 허리케인 경보를 여러 번 들어왔다.

그들에게 대피를 안하는 이유 중에는 비용도 있었지만 감정도 있었다. 리베라는 "이전에 허리케인 때문에 대피한 적 있지만, 당시 그렇게 돈과 시간을 쓸 정도는 아니라고 느꼈다"며 "무엇보다 걱정하며 집을 떠나는 일도 우리에게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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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레이비치=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델레이비치에서 밤새 허리케인 이언의 영향으로 강풍에 시달린 주민들이 소지품을 챙겨 대피하고 있다.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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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허리케인 때처럼 이언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기 전 플로리다 관리들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호텔이나 대피소로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당국은 떠날 것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8일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언에 매우 민감한 지역에서 대피하라는 경고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정도 규모의 폭풍에서 구조활동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탬파에 남아있는 주민들은 쓰레기통과 양동이 등 용기에 모래를 퍼 넣기 위해 공원으로 몰려들었다. 주민들은 대피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보호소에 머무느니 집에 있는게 더 낫다는 입장이라고 WP는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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