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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대처' 내세웠지만…첫 카드에 치명타 맞은 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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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 대규모 감세안으로 거센 역풍…제1야당 "재집권 기회 왔다"

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제2의 '마거릿 대처'를 표방하면서 지난 6일 영국 정부 수장으로 취임한 리즈 트러스(47) 총리가 취임 3주 만에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취임 첫 카드로 야심차게 발표한 대규모 감세안이 영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까지 뒤흔들며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트러스 총리는 대규모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통해 영국 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공약으로 총리직에 올랐다.

취임 이틀 만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소식을 접한 그는 대대적인 여왕 국장이 마무리 된 직후인 지난 23일 이른바 '트러스노믹스'로 불리는 50년 만의 최대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취임 전 자신의 공약을 실행에 옮긴 것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정부는 감세를 통해 경제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포부였지만, 금융 시장에선 국가 부채가 급증해 재정위기로 이어지고, 물가 상승세가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다. 소득세율과 법인세 인하로 감세 혜택이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편중될 것이란 비판도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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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운드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의 이 같은 감세 정책 발표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40년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요동을 치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대규모 국채 매입 방침을 밝히며 금융시장 안정을 시도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영국발 악재에 글로벌 금융 시장까지 불안해질 조짐을 보이자 통상 선진국 경제정책에 대한 수정 요구를 삼가던 국제통화기금(IMF)도 28일 이례적으로 영국 감세정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트러스 총리가 첫 정책으로 거센 역풍을 맞으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도 위험해졌다고 평가했다.

그가 이끄는 보수당은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제1 야당 노동당에 지지율이 17%나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팀 베일 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는 "트러스 총리가 차기 총선 이전에 교체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트러스 총리가 불과 취임 3주 만에 정치적 위기에 처한 것은 이번 감세안의 성격이 매우 과감했던데다 타이밍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물가상승률이 거의 두 자릿수에 달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앞다퉈 올리는 시점에 오히려 세금을 깎는 것은 영국을 '경제 문외한'으로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이후 집권이 요원하던 제1야당 노동당은 출범하자마자 '헛발질'을 한 트러스 정부의 정책 실패와 이에 따른 경제 불안을 틈타 모처럼 활기를 띠며 12년 만에 권력을 잡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27일 리버풀에서 개최된 전당대회에서 "노동당 정부야말로 혼란을 끝내고 더 공정하고, 친환경적이고, 역동적인 사회를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나라가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집권 보수당이 경제를 망쳐놓은 것을 잊지 말고, 용서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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