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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고 문화 활동까지”…활력 불어넣는 골목 공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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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창신동 종로여가, 서계동 만리서재, 성산동 작은나무가 보여주는 골목 속 공간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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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여가에서는 매달 여행자 학교를 연다. 5월21일 도보여행가 김남희 작가가 스페인 산티아고 여행 경험을 나누고 있다.

종로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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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여가'>

종로여가

여행자-주민이 여행·문화·예술로 소통

만리서재

학자-시민의 지식·문화 공유 공간 카페

작은나무

동네 주민들의 문화공간·마을사랑방


복작거리는 시장통 입구에, 주택가 골목 어귀에, 구석구석 숨어 있어 아는 사람만 아는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친 일상에 삶의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보석 같은 공간들이 있다. 번화가가 아닌 동네에 자리한 카페지만 이웃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랑받는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종로구 창신동 종로여가

종로여가는 봉제거리로 유명한 종로구 창신동 시장골목 안에 자리한 카페다. 2014년 도시재생 1호 지역으로 재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지역의 오랜 가치를 알리고 골목 활성화를 위해 관내 30여 곳의 사회적 경제 기업이 의기투합해 2021년 6월 문을 열었다. 종로여가는 여행자와 로컬크리에이터, 지역주민이 여행, 문화, 예술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종로 여행자의 집’이라는 뜻을 담은 상호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

노마드스쿨은 이런 종로여가의 색깔을 담아낸 대표 프로그램이다. 종로여가에서는 매월 여행자 학교를 연다. 여행전문가를 초대해 미래의 여행을 준비하는 시민들에게 여행지 정보를 제공하고 소소한 체험을 나눈다. 그동안 중남미, 스페인 산티아고, 유럽(미술관), 조지아와 아프리카 등 다채로운 지역을 다뤘다.

창신동을 시민과 외국인에게 알리고자 여행 스타트업 앨리기획과 함께 기획한 창신동 로컬투어도 종로여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6일에는 봉제마을의 역사와 판소리를 소개하고 골목길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윤유정씨는 “창신동은 처음인데 공연도 보고 오래된 동네를 함께 여행하는 방식이 좋았다”고 말했다.

종로여가 내부는 카페공간뿐만 아니라 워크숍, 교육, 공연, 전시, 플리마켓 등을 열 수 있는 ‘노마드 라운지’와 세미나, 커뮤니티, 소모임, 웨비나 스튜디오 등의 공간을 제공하는 ‘창신 워크룸’으로 구성돼 외부 대관도 한다. 특히 전시 공간 ‘갤러리 여가’는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전시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영석 종로여가 국장은 “서울엔 오래된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한 마을과 골목이 많다. 성곽 바로 옆 창신동이 대표적인 마을인데 더는 개발의 과정에서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창신동의 다양한 매력을 방문객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어울리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 서계동 만리서재

서울역 뒤편 용산구 서계동의 고즈넉한 골목에 자리한 만리서재는 카페면서 학자와 시민의 지식과 문화를 공유하는 교류공간이다. 만리서재는 그 이름부터 ‘만리재 아래 있는 서재’라는 뜻을 품고 있다. 150여 명의 교수와 연구진이 만든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가 2019년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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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카페 만리서재는 지식과 문화를 공유하는 교류 공간이다. 8월25일 열린 콜로키움에서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와 김신동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사장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현윤 씨앤드 대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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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윤 씨앤드 대표에디터'>

만리서재에서는 매월 주제를 달리한 심포지엄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행사와 전시회 등을 개최한다. 지난 8월25일에는 이곳에서 작은 콜로키움이 열렸다. <새우에서 고래로: 잊힌 전쟁에서 K팝까지의 한국>의 저자인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국제관계학 교수를 초청한 자리였다. 카페 공간은 어느새 작은 포럼 공간이 되어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만리서재의 가장 큰 자랑은 운치 있는 한옥 공간이다. 1966년 지어진 이 건물에는 마당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이거나 야간에는 야외에서 영화제, 콘서트, 플리마켓, 파티 등도 진행한다. 공간 대관도 가능해 회의나 강의 공간이 필요한 직장인부터 모임 장소가 필요한 동네 주민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카페 초입에는 지역의 사회적 경제 제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도 마련해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김신동 이사장은 “만리서재는 서울역에서 가깝다보니 지방에서 오는 분들도 편하게 이용 가능한 공간”이라며 “지식을 매개로 한 문화·교육 활동이 이 공간에서 더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포구 성산동 작은나무

마포구 성산동 골목 어귀에 자리한 작은나무 카페는 동네 주민들의 문화공간이자 마을사랑방으로 통하며,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엄마들이 동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공간이 됐다가 서로 나누고 싶은 물건을 가져와 돗자리를 펴면 어느새 작은 장터로 변한다. 바람이 선선한 저녁에는 동네 청년들이 기타를 들고나와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작은나무에서는 매월 자원순환을 주제로 작은 캠페인도 한다. 설치된 수거함에 동네 주민들이 가져온 일회용 숟가락과 젓가락, 병뚜껑, 유통기한 지난 약품 등이 한가득하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성미산 풀방구리’라는 이름의 무인판매 홍보대가 있다. 홍보나 판매가 필요한 마을기업, 마을단체의 제품을 전시해 판매하는 공간이다.

카페 실내 벽면에는 그림이나 사진이 전시된다. 동네 마을방과후, 어린이집, 단체 등 누구나 자기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마을 전시장이다. 도시형 마을공동체로 잘 알려진 성미산마을의 사랑방 구실을 하는 작은나무 카페의 일상 풍경이다.

주민들의 출자로 만들어져 주목받았던 작은나무는 둥지 내몰림으로 공간을 이전해 현재는 마포마을활력소 성미산마을회관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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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나무에서는 매주 수요일 동네 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깔깔마녀의 그림책 여행’을 진행한다. 7월6일 작은나무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마포마을활력소 성미산마을회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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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마을활력소 성미산마을회관 제공'>

작은나무 이용자 연령대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하다. 최근 인근 청년들이 운영을 맡으면서 청년들의 방문도 눈에 띈다. 마을 청년들이 작은나무에서 성미산 청년축제를 열기도 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작은나무는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카페다. 작은나무에서 판매하는 모든 음료와 다과는 비건이며, 일회용품 사용도 자제한다. 유리컵과 스테인리스 빨대 사용이 일상적이며,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음료 테이크아웃을 위해 텀블러를 내민다.

작은나무 카페 매니저 김소담씨는 “작은나무가 앞으로도 주민들이 편하게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공간, 문화를 나누는 공간, 친근한 돌봄의 시선으로 다양한 세대를 바라보는 공간으로 주민들 곁에 오래오래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현윤 씨앤드 대표에디터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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