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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AI 반도체 스타트업, 엔비디아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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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미래다-2부] ⑦ 국내 AI 반도체 기술 수준 어디까지 왔나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반도체 없이 살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반도체는 이제 사회와 산업의 생명수이자 권력입니다. 모든 것을 움직이고 연결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멈추고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1960~1970년대 노동집약적인 우리 경제를 첨단·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킨 반도체가 이제 기술 패권 경쟁과 4차 산업혁명 속에 새로운 시대를 맞았습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확장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지디넷코리아가 창간 22주년을 맞아 '반도체가 미래다' 시리즈를 3부에 걸쳐 연재합니다. 우리 수출 산업의 첨병을 넘어 경제 안보 자산으로 평가받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면밀히 짚어보고, 무엇을 준비하고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부: 세계는 반도체 전쟁

2부: 한국 반도체 신화는 계속된다

3부: 전문가에게 듣는다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개발 성과가 올해 들어 가시화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개발한 AI 칩이 시제품을 거쳐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도 개발 중이다. 동시에 비중 있는 국내외 고객사 확보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맞춤형 NPU(신경망처리장치) 기술과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기업의 GPU(그래픽처리장치) 사용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정부까지 AI 반도체 개발에 힘을 실어주면서 관련 시스템반도체 기술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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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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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21년 360억달러에서 올해 440억달러가 예상되며, 2025년에는 77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에는 전체 시스템반도체 시장 31.3%를 AI 반도체가 차지할 전망이다.

AI 반도체는 인공 신경망 연산을 고속으로 처리하는 시스템반도체다. 아키텍처 구조에 따라 GPU(그래픽처리장치)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 ASIC(주문형반도체), NPU(신경망처리장치)로 구분된다.

초창기 딥러닝을 위한 AI 반도체로 GPU가 사용되다가 최근에는 타겟 시장에 따라 맞춤형으로 처리해주는 NPU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국내외에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 등장해 NPU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해외에서는 그래프코어(영국), 세레브라스 시스템스(미국)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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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지디넷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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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AI 반도체, 엣지 컴퓨팅·자동차·서버 등 세분화된 시장 공략

국내에서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딥엑스 등이 대표적인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이들 기업은 최근 AI 반도체 양산 및 고객사 확보에 연이어 성과를 냈다.

퓨리오사AI는 올해 1세대 AI 반도체 '워보이' 시제품을 출시해 고객사와 샘플링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워보이는 다음달 10월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워보이 1세대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14나노미터(nm)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워보이 1세대는 엔트리급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서버를 타겟으로 하는 제품이다.

퓨리오사AI는 워보이 칩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는 업무협약을 지난 3월 체결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워보이를 활용해 교통, 금융, 물류, 제조, 의료 등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퓨리오사AI의 칩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OCR(광학문자인식), MOT(다중객체추적) 등 최신 비전 기술을 탑재하고, 이를 기업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요 투자자인 네이버와도 전략적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퓨리오사AI는 워보이 2세대 개발에 나섰다. 2세대 칩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타겟으로 하며, 내년 하반기 5나노 공정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퓨리오사AI의 연구원은 7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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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AI '워보이'(사진=퓨리오사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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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은 차별화 전력으로 금융 맞춤용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한 결과 지난해 11월 금융용 AI 반도체 '아이온(ION)'을 출시했다. 해당 칩은 인텔의 '고야' 보다 처리 속도가 30% 빠르고 전력 소비 효율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온은 TSMC 7나노 공정에서 생산된다. 아이온은 모건스탠리 등 유수 금융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 테스트를 받고 있다.

리벨리온은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로 제품군을 확대한다. 리벨리온은 서버용 AI 반도체 '아톰(ATOM)'을 올 말에 테이프아웃(설계 완성 후 공장으로 보내는 과정)을 앞두고 있다. 아톰은 삼성전자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며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칩 개발에 KT가 투자에 나섰다. KT는 지난 7월 리벨리온에 300억원 투자를 발표하며, 내년 KT의 대규모 GPU 팜에 아톰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KT는 순수 국내 기술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공하는 'AI 풀스택'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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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벨리온 '아이온' (사진=리벨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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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엑스는 스마트 카메라의 AI 알고리즘 연산 처리에 주력한다. 딥엑스는 초소형 센서, 자율주행차, 서버 등 타겟 시장별로 딥러닝 기반 객체 인식, 얼굴 인식, 음성 인식, 이미지 분류, 화질 개선 등의 연산 처리를 지원하는 NPU 반도체 딥엑스 시리즈' 4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당 칩은 ▲초당 2조 4000억번 연산(2.4TOPS)이 가능한 AI 기능으로 단일 카메라 영상을 처리하는 DX-L1(28나노) ▲6.4TOPS로 카메라 3대의 영상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DX-L2(14나노) ▲카메라 10대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30TOPS의 DX-M1(5나노) ▲28POPS(초당 경번 처리)로 동시에 1만대 카메라를 AI 기반으로 처리하는 DX-H1(5나노) 등이다.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된다.

딥엑스는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 공공기관 및 보안업체들과 스마트카메라 AI 협약을 맺었다. 지난 8월에는 광주광역시가 지원하는 'AI가전사업 육성을 위한 상용화 지원플랫폼 구축사업'의 AI 반도체 업체로 선정돼 400여개의 광주 가전 기업에 시제품 제작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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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딥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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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반도체 설계자산(IP) 개발도 한창…글로벌 공략 강화

AI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에임퓨처 등도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인공신경망 연산장치(NPU)와 메모리 시스템 IP를 결합시킨 'AI 반도체 IP 플랫폼'을 차별화로 두고 있다. 지금까지 보안카메라 IoT 응용제품에 IP를 공급해 왔다면, 내년부터는 자율주행차 보조 역할을 하는 E미러를 위한 IP를 공급하고 2024년부터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응용제품 IP를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오픈엣지는 현재 고객사도 다수 확보한 상태다. 글로벌 톱티어 팹리스 업체를 포함해 현재 국내외 20개 고객사와 34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에는 자동차 분야 고객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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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엣지 포트폴리오(사진=오픈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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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임퓨처는 엣지컴퓨팅(스마트홈, 스마트 시티, 스마트 공장),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NPU 하드웨어 가속기 IP와 소프트웨어 개발환경(SDK)를 공급한다. 에임퓨처는 독자 기술로 5세대 NPU IP를 개발하고 있으며, 올 연말에 아키텍처를 확보해 내년 FPGA 보드에서 IP 검증 후, 내년 7월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에 5세대용 소프트웨어(SDK)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LG전자 출신 연구원이 설립한 에임퓨처는 LG 소속 당시 1세대부터 4세대까지 NPU IP를 개발했고, 현재 2.5세대는 상용화가 돼 LG 가전제품 등에 적용됐다. LG전자가 IP 기술을 에임퓨처에 이전하면서, 에임퓨처의 지분을 갖게 된 구조다. 내년 출시되는 5세대는 에임퓨처만의 기술로 만든 첫 제품이다. 5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성능이 더 우수하면서 작은 칩 사이즈가 가능해진다. 이를 동력으로 에임퓨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북미지사 현지 인력을 더 보강할 계획이다.

■ 국내 스타트업, NPU로 엔비디아와 경쟁 가능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AI 반도체 기업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GPU는 원래 게이밍 등 그래픽 처리가 목적이었으나, 딥러닝 연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되면서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GPU는 프로그래밍이 무겁고 전력이 많이 소모되는 것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 한 반도체 전문가는 "TCO(total cost of ownership)에는 구매 비용과 운영 비용이 포함되는데 GPU는 구매 비용도 높지만, 전력사용량 때문에 운영 비용도 많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대부분의 AI 서비스·솔루션이 엔비디아에서 제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쿠다(CUDA)'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CUDA가 지원이 안되면 GPU의 AI 연산 활용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많이 사용된 것이다.

이 반도체 전문가는 "국내 NPU 개발 업체들은 하드웨어 아키텍처 부분과 그 위에 올라가는 소프트웨어가 상호 보완적으로 디자인될 수 있도록 초기에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스택을 보유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NPU는 세분화된 시장별로 맞춤형 성능(연산 처리)를 지원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라며 "서버, 엣지 등 전영역에서 점차 AI에 특화된 NPU의 비중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즉, GPU 보다 성능뿐 아니라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AI 반도체 기술 개발에 지원을 늘려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7월 산업부는 AI 반도체에는 2029년까지 1조2천500억원을 지원하는 예비타당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를 비롯해 전력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등에 집중 투자해 현재 3%대인 시스템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을 오는 2030년까지 1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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