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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지역문화 소멸하면 국가도 없어…지방문화원 지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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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 사진 한국문화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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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문화가 사라지면 그 지역도 소멸됩니다. 지역이 소멸되면 국가도 존재할 수 없으니 국방·외교에 신경 쓰는 것만큼 문화 정책도 중앙 정부가 책임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한국문화원연합회(이하 연합회)의 김태웅 회장은 28일 “지역 문화 소멸은 지방 소멸과도 직결된 문제”라며 “중앙정부에서 지방문화원을 더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47년 강화문화관 개관을 시작으로 생겨난 전국 각지의 지방문화원은 현재 ‘지방문화원진흥법’에 의거해 각 지자체의 지역문화 계승 및 발전을 위한 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62년 76개 지방문화원의 참여로 출범한 연합회는 현재 231개까지 늘어난 지방문화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김 회장은 “‘마이너리티의 힘’을 강조했던 이어령 선생의 말처럼 연합회는 마이너리티로 여겨지는 각 지역의 문화를 모아 머저리티, 즉 한국의 큰 문화로 승화시키는 ‘문화 플랫폼’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연합회는 ‘대한민국 문화플랫폼’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30일, 다음달 1일 이틀간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겸한 지역문화박람회를 킨텍스 제1전시장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 김 회장은 “여러 사람이 모여 출발하는 장소를 뜻하는 플랫폼처럼 연합회가 231개 지방문화원을 대변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기치를 내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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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원연합회 창립 60주년 기념식과 지역문화박람회가 30일 오전 킨텍스 제1전시장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다. 내달 1일까지 진행되는 박람회는 모든 전시, 체험, 공연관람은 무료다. 사진 한국문화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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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박람회는 올해 처음 개최되는 행사다. ‘오래된 미래, 다시 그리는 대한민국 문화지도’가 주제다. 부스별로 상품을 진열하는 기존 박람회의 통상적인 방식을 벗어나 주제별로 여러 지역의 콘텐트를 융합하고, 공연·체험 위주로 구성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저서 『오래된 미래』에서 차용한 박람회 주제에 대해 김 회장은 “우리는 지금 ‘한류’ 등 한국의 현대적인 문화에만 주목하고 있는데, 문화는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흘러온 연속성이 있는 것”이라며 “오래된 한국의 문화가 곧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흔히 지방 소멸을 걱정하는데, 지역이 소멸하면 그곳의 문화도 같이 없어진다”며 “지역의 문화를 발굴하고 계승하는 것이 한국의 지속적인 발전의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풀뿌리 문화 조직’의 중심으로 기능해온 연합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김 회장은 “그간 지방문화원들이 해왔던 역할을 중앙 정부에 적극 알리겠다"고 했다. “지방분권화에 따라 지방문화원의 기능을 각 지자체장에게 맡기다 보니 정작 본질과 동떨어진 일을 많이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연합회에서 직접 지방문화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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