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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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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사상 첫 ‘퍼스트 젠틀맨’ 탄생…“총리 관저에 살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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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르자 멜로니(왼쪽)와 그의 동거인인 안드레아 잠브루노(오른쪽). /조르자 멜로니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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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총선에서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압승을 거두면서 조르자 멜로니(45) Fdl 대표가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등극할 것이 확실시되자 동거인 안드레아 잠브루노(41) 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잠브루노씨는 2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사상 첫 ‘퍼스트 젠틀맨’을 앞둔 소감과 가까이서 본 멜로니 대표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이탈리아 방송사 메디아세트의 뉴스쇼 ‘스튜디오 아페르토’ 진행자로 멜로니 대표와는 2014년 방송에서 진행자와 출연진으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로 6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잠브루노 씨는 어떤 ‘퍼스트 젠틀맨’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멜로니와 함께한 9년 동안 항상 일하는 영역을 분리해 왔다”고 했다. 외국 방문 시 동행을 요청한다면 기꺼이 응하겠지만 로마의 총리 관저에 함께 살진 않겠다며 “베르사유 궁전 같은 건물에서 6살짜리 딸을 키울 수 있겠나. 우리는 이미 집이 있다”고 했다.

‘여자 무솔리니’로 불리기도 한 극우 성향의 멜로니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잠브루노씨에 대해 자신과는 달리 좌파 성향이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다음 선거에선 나를 위해 투표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잠브루노 씨는 이에 대해 “(멜로니가) 농담한 것”이라며 “나는 좌파가 아니다. 단지 조력 자살 등 일부 윤리적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잠브루노 씨는 로마의 서민 가정 출신으로 홀어머니 아래서 어렵게 자랐지만 정치 입문 30년 만에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까지 앞둔 멜로니 대표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멜로니는 아버지 없이 자라며 학창 시절에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녀는 맨바닥에서도 주어진 일보다 더한 것을 해내는 이탈리아인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서 “멜로니는 (총선 다음 날인) 월요일에 기자회견 대신에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캠프에서 나왔다”며 “만약 남성 정치인이었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내가 이겼다’고 외쳤을 것이다. 멜로니는 모든 방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멜로니 대표는 잠브루노씨에 대해 “딸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좋은 아빠”라며 “우리는 서로 도와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라고 소개했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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