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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기 새내기' 비비, 어떻게 OTT→영화계 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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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고괴담6'로 연기 데뷔...1년여 만 작품 봇물
신선한 마스크, 안정적 연기력, MZ세대 니즈와 맞물린 행보로 평가
한국일보

가수 비비가 연기자로 활약을 예고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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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비비의 행보가 흥미롭다. 올해 초까지 미국 음악 시장을 무대로 활약하며 순식간에 '아티스트 비비'로서의 존재감을 쌓아올리더니 약 반년 만인 올 하반기에는 각종 국내 작품들에 출연을 확정지으며 '배우 비비'로서의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일찌감치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해온 이들에게 이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행보일 수도 있을테지만, 가수와 배우 모두 이제 갓 출발선을 지난 비비의 경우라면 이야기는 사뭇 달라진다.

지난 2018년 SBS '더 팬'에서 최종 준우승을 차지하며 음악성과 스타성을 동시에 입증한 비비는 정식 데뷔 이후 쉴 틈 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소속사 수장이자 음악 대선배인 타이거JK·윤미래의 든든한 지원 속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확장한 그는 기존 K팝 신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가사와 트렌디한 보이스, MZ세대다운 자유롭고 당찬 매력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특히 올해 초까지 미국 시장에서 펼친 그의 활약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남기며 '가수 비비'의 행보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앞서 마블 영화 '샹치' OST에 참여하며 미국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그는 88라이징과의 컬래버 곡으로 각종 해외 유명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K팝 여성 솔로 신기록을 경신했다. 여기에 현지 유수의 페스티벌까지 휩쓴 그에게는 현지에서 상당한 대중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 비비의 미국 시장 진출 박차는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그의 다음 행보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깼다.

배우 비비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예고된 것은 이달 초부터였다. 당시 비비가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 출연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앞서 '스위트홈'이 넷플릭스에서 상당한 성적을 거두며 속편에 대한 기대를 모았던 바, 비비의 새 시즌 합류 소식은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아쉽게도 '스위트홈' 시즌2 출연은 스케줄상의 문제로 최종 불발됐지만 비비의 배우 행보에는 여전히 청신호가 켜져있다. 그는 최근 영화 '화란' 출연을 확정짓고 촬영을 시작했으며, 디즈니플러스 새 드라마 '최악의 악' 출연도 검토 중이다.

'화란'의 경우 송중기가 출연하는 느와르 영화, '최악의 악'은 지창욱 위하준 등이 출연하는 범죄 액션장르물이라는 점에서 그는 아쉽게 출연이 불발된 '스위트홈2' 못지 않은 규모의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는 셈이 됐다. 특히 비비가 지난해 영화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 모교'를 통해 갓 연기 데뷔를 마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가 예고한 연기 행보는 더욱 놀랍다.

이제 국내외에서 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힌 그가 이 시점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연기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비비의 소속사 필굿뮤직 측 관계자는 "다른 의도가 있거나 플랜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비비가 데뷔 때부터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면들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어서 다방면의 활동을 통해 이를 보여드리고자 한 것이다. 아직까지 배우로서의 비비의 매력을 어필하는 단계라고 보긴 이르다. 그저 (많은 작품에서)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연기 경험은 '새내기' 수준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가 이토록 빠른 시간 내에 다양한 작품에 출연을 확정지으며(혹은 러브콜을 받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넓혀나갈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여고괴담6' 당시 첫 연기에 도전했지만 꽤나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비비의 연기력이다. 여기에 '여고추리반' '마녀사냥 2022' 등에 출연하며 보여준 거침없고 솔직한 비비의 매력과, 이에 호감을 드러낸 MZ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며 그의 앞길에 청신호를 켠 것으로 해석된다. 스타의 탄생은 주변의 모든 환경이 도와야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그야말로 주변의 모든 기운이 비비를 돕고 있는 셈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비비에게 남은 일은 다 차려진 밥상에서 맛있게 밥을 먹는 일 뿐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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