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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쏟아지는 법정드라마…윈윈 효과 거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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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법정드라마만 7작품
시청자들은 오히려 심드렁
한국일보

변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쏟아지고 있다.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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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천원짜리 변호사' '조선 변호사' '법대로 사랑하라' 등. 하반기에도 변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리 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무리 시대적 배경과 인물, 캐릭터성이 다르지만 비슷한 결이 만들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후광 효과일까.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삼은 드라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작품 측도 이런 상황은 예견하지 못했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찌감치 촬영을 마치고 편성에 고심을 거듭했으나 '소재 겹치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법정물의 배턴을 이어받는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KBS2 '법대로 사랑하라'·MBC '조선 변호사'·디즈니 플러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등이 그 주인공이다. 변호사 뿐만 아니라 검사와 법조계를 전면으로 다룬 이야기들도 한꺼번에 베일을 벗는다. tvN '블라인드'는 국민참여 재판을 주 소재로 삼았고 JTBC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은 법조계 카르텔을 다룬다. 또 KBS2 '진검승부'는 불량 검사 액션 수사극을 내세우면서 검사들의 활극을 예고했다.

사실 올해 하반기에만 변호사 드라마들이 집중적으로 포화된 것은 아니다. 상반기 ENA '이상한 변호사'를 비롯해 SBS '왜 오수재인가'와 tvN '빅마우스'가 각기 다른 변호사 캐릭터를 선보였던 터다. 이처럼 변호사 혹은 검사 이야기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다뤄졌던 소재다. 그럼에도 유독 하반기에 변호사 드라마들이 몰렸다는 기시감을 지울 수 없다.

이는 편성의 탓도 있다. 주말의 경우 앞서의 '천원짜리 변호사'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 '블라인드'가 토요드라마 1위를 두고 맞붙고 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채널을 돌려도 법정물 드라마가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소재를 찾게 된다.

현 시점에서 타 작품들보다 더 일찍 시작한 '작은 아씨들'이 8.6%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작은 아씨들'이 스토리 진행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남은 작품들끼리의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여기에서 의외의 수혜자는 '금수저'다. 법정드라마를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들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기 때문이다. 결국 장르물에 가까운 법정드라마들이 근시간 차이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은 시너지보다는 소재의 진부함만을 강조할 수 있다. 당초 드라마 특성상 쌍끌이 흥행이 다소 어려운 까닭도 있다.

배우들에게도 이번 편성은 시너지보다는 아쉬운 결과를 초래했다. '천원짜리 변호사'로 변호사 역할에 처음 도전한 남궁민은 "이렇게 변호사 드라마가 많이 나올 것이라곤 생각을 못했다. 차별화가 아닌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워낙 웰메이드라는 극찬과 함께 종영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작품들에게는 부담감이 작용됐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를 연출한 강민구 PD는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당연히 부담감이 너무나 있다. 다만 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 놓지 않아도 될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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