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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기동 감독 "고영준, 사회성은 많이 늘었는데 슈팅은 탄식만 나오더라" [오!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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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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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상암동, 고성환 기자]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애제자 고영준을 향해 애정과 쓴소리를 한 번에 선물했다.

2022시즌 K리그1 파이널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2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행사가 28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주장 이청용 등 파이널A 6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했다.

공식 행사가 진행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기동 감독은 최근 올림픽 대표팀을 다녀온 고영준 이야기가 나오자 밝은 표정을 지었다. 특히 고영준이 황선홍 감독보다도 그를 포항 레전드로 뽑았다는 말을 꺼내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고영준이) 예전에는 사회성이 없었는데 많이 생겼다. 1년 사이에 이렇게 사람이 바뀌나?"라고 감탄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 감독은 "내 새끼라 그런지 내 눈에는 (고영준의 활약이) 제일 잘 보였다. 가장 활발히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어내고 찬스를 만들기 위해 계속 움직이더라. 다른 선수들보다 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며 고영준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따끔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다만 마무리 과정에서 세밀함이 부족했다. 골을 못 넣더라도 슈팅이 정말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야 한다. 영준이에게 '슈팅이 그게 뭐냐?'라고 말했다"라며 "슈팅을 때리면 관중들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면서 환호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영준이 슈팅 때는 '에이'하는 소리밖에 안 나오더라고 말해줬다. 관중들이 '우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애정 섞인 쓴소리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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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기동 감독 인터뷰 전문.

- 최근 흐름이 좋다. 파이널라운드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올해 2경기를 빼놓고는 경기력이 다 좋았다. 아쉽게 비긴 경기도 있고 비기다가 진 경기도 있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만족한 한 해였다. 그런 흐름을 계속 이어가려 하고 있다.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경기 템포가 더 빠르고 세밀해야 한다. 속도감을 높이려 하고 있다.

- 아쉬웠던 2경기가 어떤 경기인지?

서울 원정에서 0-1로 졌을 때다.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다. 어떻게 이런 경기를 할 수 있나 싶었다. 강팀이라면 경기력이 안 좋아도 승점 1점이라도 따내기 마련인데, (윤)평국이가 공을 잡다가 놓치면서 한 골 내주고 말았다. 또 하나는 제주전이다. 우리가 한 명 퇴장당하긴 했지만, 전반전부터 아무것도 못 하고 끌려다녔다.

- 당시 어떤 부분이 잘 안됐나?

제주전에는 태풍 때문에 잔디가 너무 안 좋았다. 한두 번 실수가 나오다 보니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울전에서는 수비 방식을 많이 고민하고 준비했는데, 서울이 잘 풀어 나왔다. 다음에 만나면 '어떻게 하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는데 못 만나게 됐다. 아쉽게 됐다(웃음).

-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울산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았다. 여전히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울산은 잘하고 있다. 근래에는 안 좋다는 평도 있지만, 그래도 저력이 있는 팀이다. 계속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울산이 우승에 도전할 때마다 번번이 포항이 발목을 잡았다.

울산이라는 팀이 문제가 아니라 한 경기일 뿐이다. 또 이번에는 우리 홈이지 않은가. 그래서 더 신경이 쓰인다. 팬분들도 많이 올 것이다. 포항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맞대결 이전에 빨리 (우승) 결정이 났으면 좋겠다(웃음).

- 동해안 더비를 하게 되면 신경이 많이 쓰이는지?

많이 쓰인다. 팬분들의 염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1년 중에 한 경기라고 생각하지만, 좀 더 집중하는 경기다. 선수들도 어느 때보다 준비하고 집중하면서 역량을 끌어낸다. 그러다 보니 그다음 경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사람이 1년 내내 매 경기 집중하기는 어렵기 마련이다. 항상 힘들다. 경기도 힘들지만, 경기 이후에도 힘들다.

- 첫 경기부터 전북을 만난다. 올해도 우승의 키는 포항이 쥐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미안하지 않으려면 두 경기 모두 이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공평하게 둘 다 이겨야 할 것 같다.

- 계속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고 본다. (신)진호와 (신)광훈이, (임)상협이가 잘해주고 있다. 훈련이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후배들이 안 따라갈 수가 없다. 후배들이 보고 배우면서 따라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거기에 내가 큰 틀을 잡아서 그렇게 경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무리 좋은 전술이더라도 선수들이 의문을 품으면 의미가 없다. 그런데 선수들이 내가 그리는 그림을 잘 따라와 주고 있다. 고참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경기장에서도 이끌어주고 있다.

2020년 넘어가면서 많은 선수들이 교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수들이 하나 되면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깨달았는데, 매년 8명씩 빠져나가버리면 다시 시작해야 한다. 올해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딴다면, 기존 선수들이 나가기 보다는 좋은 선수들을 두세 명 영입해서 지금의 축구를 함께하고 싶다.

- 김기동 감독의 재계약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아직이다. (포항 엠블럼 뱃지) 찬 것을 보더니 최용수 감독님이 '너 아직 계약 안 했구나'라며 '그렇게 팀에 대한 애착이 많으면 도대체 몇 년을 계약하려는 거냐?'라고 하시더라(웃음).

- 신진호가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고 전성기인 것 같은데.

운동 중독이다. 내가 그만 좀 하면 안 되겠냐고 할 정도로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한다. 지난번에는 휴가 때 해변가 산 쪽에서 넘어오고 있는데 누가 트레이닝복을 입고 뛰어오더라. 보니까 신진호였다. 그 정도로 쉴 때도 훌륭히 하고 있다. 작년보다 더 좋아진 부분도 있다. 선수 생활을 1년 함께했고 작년에는 지도자로서 1년을 같이 하면서 의견을 많이 나눴다. 내 축구 스타일과 진호의 축구 스타일을 많이 맞춰갔다. 그렇게 차이를 줄여가다 보니 본인도 더 편하게 축구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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