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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경매 넘어가도 국세 떼기 전 보증금 먼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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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세사기 대책’ 후속조치

당해세액만큼 전세금 우선 변제

‘세입자 보호’ 취지… 정부가 양보

계약 후 집주인 미납 세금 열람

2023년부터 임대인 동의없이 가능

정부가 이르면 내년부터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더라도 종합부동산세 등 해당 부동산에 부과되는 세금(당해세)을 먼저 걷지 않고, 전세금을 우선적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실시한다. 세법상 당해세는 전세 확정일자 이후에 발생하더라도 우선 변제되는데, 정부는 세입자 보호를 위해 당해세 세액만큼 전세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아울러 전세 계약을 체결한 세입자가 임대인 동의 없이 미납세금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세계일보

서울 인왕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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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28일 발표했다. 이 방안은 지난 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전세사기 방지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국세 분야를 중심으로 마련됐다.

정부는 우선 경매·공매 단계에서 당해세를 먼저 변제하는 원칙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당해세는 법정기일(신고·납부 세목은 신고일, 부과·납부 세목은 고지서 발송일)이 임차권의 확정일자보다 늦더라도 경매·공매 때 보증금보다 우선 지급된다. 즉, 현재 사는 집이 경매·공매로 넘어간 경우 정부가 종부세 등을 최우선적으로 걷기 때문에 세입자 입장에선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었다. 특히 집주인이 추가로 세금을 체납하게 되면 세입자가 금전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정부는 국세기본법을 개정해 임차권의 확정일자 이후 법정기일이 성립한 당해세 배분 예정액을 세입자의 주택임차보증금에 우선 배분하도록 했다. 당해세 우선 원칙에 예외를 두지만 저당권 등 다른 권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매 등으로 인한 배분총액이 5억원(법정기일이 늦은 당해세 2억원, 저당권 3억원)이고 보증금이 3억원인 경우, 현재는 당해세 2억원이 우선 변제됐는데 이를 개정해 보증금 2억원이 우선 변제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임차인은 집주인의 미납 조세를 동의 없이 열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는 집주인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부동산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국세) 및 지자체장(지방세)에게 미납조세 열람 신청이 가능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재부에 따르면 세입자가 임대차계약서를 지참해 세무서장 등에게 열람을 신청하면 집주인의 세금(국세, 지방세) 체납 내역을 볼 수 있다. 세무서장 등은 열람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임대인에게 통보해 준다. 국세의 경우 소재지 관할 세무서뿐 아니라 전국 세무서에서 열람할 수 있다. 다만, 임대인의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증금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변제받을 수 있는 2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열람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전세계약 기간 중 임대인이 변경된 경우 임차인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국세우선원칙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기로 했다. 그간 새로운 집주인의 체납 세금이 많으면 보증금보다 세금 변제가 우선시돼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기재부는 하지만 대법원 판례를 보면, 새로운 집주인의 체납 세금이 많더라도 종전 임대인의 국세체납액 한도 내에서만 정부가 국세를 걷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입자가 기존 집주인의 체납 세금액을 알고 들어온 만큼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더라도 집주인 변경에 따른 추가 미납 국세는 보증금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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