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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외교 참사가 어딨냐” “독재하려 왔냐” “갈라치기·민영화 괴담”...與, 이재명 첫 대표 연설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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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이 너무 국가주의로 가는 것”

與 의원들, 주요 발언마다 비판…“이게 다 文정권에서”

세계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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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혹평을 내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데 너무 이상적인 걸 많이 말씀하셨다. 그렇게만 되면 유토피아가 될 것 같다”며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이 너무 국가주의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 시리즈를 재차 제안했다. 이 대표는 연설에서 ‘기본’이라는 단어만 28차례 언급했다.

이 대표는 “가난을 증명한 사람을 지원하지 않고, 모두를 지원한 후 불필요한 몫은 회수한다면 어떻겠나. 재정부담은 같지만, 국민의 삶에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며 “탈락이 두려운 노동 회피가 없어질 것이고, 생활 수준을 증명할 필요가 없어 낙인 효과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 상황을 불평등과 양극화, 효율성 저하로 인한 성장 지체, 이에 따른 갈등과 분열의 각자도생 사회가 돼 가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그는 “우리의 미래는 최소한의 삶을 지원받는 사회가 아니라, 기본적 삶을 보장받는 기본사회여야 한다”며 “이제 산업화 30년, 민주화 30년을 넘어 기본사회 30년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득, 주거, 금융, 의료, 복지, 에너지, 통신 등 모든 영역에서 국민의 기본적 삶이 보장되도록 사회시스템을 바꿔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세부적으로 불법 사채와 이자 폭리 금지를 통한 기본금융제도 마련, 재난 지원액 현실화, 납품단가연동제를 통한 불공정 해소, 화물차 안전운임제 확대, 쌀값 안정을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 민영화 방지법, 국유재산 매각 방지법 등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천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사적발언’ 논란을 외교참사로 규정한 이 대표를 향해 “정부의 혹은 여당의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외교부 장관에 대한 불신임 건의안이야말로 대한민국 국익을 해치는 자해행위라는 점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가 꺼내든 4년 중임제 개헌도 국회의장 산하 개헌자문 특별위원회에서 먼저 논의해야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박정하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이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본사회를 외쳤지만, 국민을 설득하려는 정치의 기본인 협치도 없었다”며 “이재명식 포퓰리즘 기본소득이 대선, 지선을 돌고 돌아 또다시 등장했다. 기본소득은 거대 야당이 말만 외친다고 실현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회적 합의에는 관심이 없고 국민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며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초부자 감세’로 호도하며 국민 갈라치기를 하고 있으며, 있지도 않은 민영화 괴담은 때마다 언급하며 사회적 불안을 만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사적 발언을 ‘있지도 않은 사실을 왜곡한 정치공세’로 정의한 뒤 “민주당은 정쟁에 날을 세는데, 민생의 블랙홀이 될 이재명식 개헌에 대해 어떤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야는 개헌을 논하기 전 노동·연금·교육 개혁이라는 직면한 과제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독재하려 왔느냐’ 등 비아냥을 쏟아냈다.

민주당 의원들이 기본사회, 4년 중임제 개헌 등 이 대표의 주요 발언마다 박수로 호응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가 연설을 마무리했을 때도 국민의힘에서는 일부 의원들만 박수를 쳤다.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이 대표가 ‘서민지갑 털어 부자곳간 채우기 정책은 민생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인 양극화 불평등을 확대한다’고 주장하자 “이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거친 비판이 제기됐다.

이 대표가 ‘민주당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의 주도성을 강화하고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는데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을 때도 “그래서 북한이 핵 만들었잖느냐(임이자)”, “그럼 북한 핵 어떻게 할거냐(송언석)” 등 항의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시켰다.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 논의와 한미통화스와프는 이번 순방의 핵심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는 주장에 “거짓말 하지 마. 외교참사가 어딨냐”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 대표가 ‘국무총리 국회추천제와 감사원 국회이관 같은 권한 분산도 과제’라고 주장하자 “독재하려고”(조해진)라는 비판이, ‘초부자들에게 부가 더 집중되는 사회, 집과 일자리 미래의 불안 때문에 결혼도 못하는 사회’라고 언급에는 “아니 그걸 누가 만들었는데”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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