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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코로나 풀리며 ‘구청 부동산 최고위 과정’도 재개 조짐… 자산가들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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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구청 단위로 이뤄지는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이 다시 열릴 조짐을 보이면서 지역내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애초 공인중개사들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은 전문직과 사업가 등 지역내 자산가들 사이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좋다고 알려지며 인기가 높아졌다.

구청들은 일종의 복지 차원에서 대학에서 운영하는 부동산대학원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강의료로 자산 투자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는 지역내 부동산 시장의 정보를 독점해 투기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경우도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초구청은 코로나19 발생으로 중단했던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을 재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2011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한 서초구청은 2020년 19기까지를 입학생으로 받았다. 연 두 차례 과정을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수료한 사람만 1300명이 넘는다. 서초구청 부동산정보과 관계자는 “강좌 재개를 검토 중”이라면서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서초구청 전경/서초구청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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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청의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생은 업계에서는 큰 손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초구민 혹은 서초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대부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자산가들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당초 1기는 공인중개사들로만 꾸려졌지만, 2기부터는 직업 쿼터제를 도입해 수강생을 꾸려왔다. 이들은 골프회, 체육회 등 각종 행사를 통해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입학식, 졸업식 등에는 구청장도 참석하곤 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대학원을 포함해 각종 부동산 교육과정 중 수강생들의 관계가 가장 밀접한 곳이 서초구청 강좌”라면서 “서초구청을 시작으로 여러 구청에서 해당 과정을 뒤따라 만들기도 했다”고 했다.

서초구청의 뒤를 이어 중랑구청 또한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와중에도 한 해를 제외하고는 강좌가 계속 열렸다. 중랑구청의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은 오는 11월 5기의 수료식을 앞두고 있다. 중랑구 역시 초반 수료생은 공인중개사의 비중이 50%에 달했으나 지금은 일반인의 비중이 커졌다. 지금까지 수료생은 300명 수준이다.

중랑구청 부동산정보과 관계자는 “서초구청에서 하고 있는 과정을 벤치마킹해 평생교육과정으로 만들었다”면서 “대학의 부동산 관련학과 교수들을 초빙해 질높은 강의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서초구청과 중랑구청 외에도 송파구청, 성동구청, 성북구청이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을 운영한 바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부분 중단된 상황이다. 구청들은 코로나19 상황을 좀 더 봐가면서 재개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진구청은 한 때 건국대학교와 연계해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을 운영한 바 있고, 최근에는 부동산·자산관리 강좌를 열고 있다.

구청들은 부동산 최고경영자 과정을 운영하는 취지가 ‘복지’라고 설명했다. 1년에 1~2회, 3~6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는 과정의 강의료가 50만~70만원으로 부동산대학원 과정의 10분의 1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관내 주민들에게 복지 차원에서 자산 관리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개설했다는 것이다.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투기 정보를 독점할 수 있는 집단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지역 내 자산가들과 함께 부동산에 관련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자산을 불릴 수 있다는 점도 해당 강좌를 수료하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대학원의 교수는 “구청에서 예산을 배정해 만드는 강좌를 꾸리기 위해 구청 직원들이 부동산대학원에 입학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공적 예산을 투입해 일부 지역주민에게만 혜택을 제공하고 투기를 부추긴다는 느낌도 적지 않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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