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연이자 10%대 적금… 집 나갔던 뭉칫돈이 돌아온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광주은행, 최고금리 연 13.2%인 추첨형 적금 출시

연 4% 넘는 정기 예금 상품도 등장해 자금 흡수

OK저축은행-SBI저축은행, 3%대 파킹통장 내놔

동아일보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직장인 이모 씨(34)는 1년간 갖고 있던 주식을 최근 ‘손절매’하고 최초 투자금 2000만 원 가운데 1800만 원가량을 찾았다. 10% 가까이 손해를 봤지만 지금이라도 돈을 빼 고금리 예·적금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씨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비대면 계좌를 열고 연 2%가 넘는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부터 만들었다. 이곳에 여유자금을 넣어두고 다른 은행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이 나올 때마다 가입하고 있다. 이 씨는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최대한 짧은 만기로 예·적금에 투자하고 있다”며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도 웬만하면 맞추려 노력한다”고 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과 저축은행들이 높은 이자를 주는 예·적금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연 10%가 넘는 금리를 주는 적금부터 단기간 돈을 맡겨도 연 3%대 금리를 주는 파킹통장 등이 인기다. 이에 따라 주식 등에 몰렸던 뭉칫돈이 은행 예·적금으로 돌아오는 ‘역(逆) 머니무브’ 속도도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연 10% 넘는 고금리 적금도 등장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은 최고 연 13.2% 금리를 주는 ‘행운적금’을 6일 내놨다. 적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6개의 행운번호를 배정하고 매주 금요일 추첨을 통해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추첨은 2023년 3월 17일까지 매주 진행된다. 12개월간 월 50만 원 이내에서 저축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한국야쿠르트(hy)와 손잡고 최고 연 11.0%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를 2일 선보였다. 적금 만기 5영업일 전까지 한국야쿠르트의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에서 20만 원 이상 결제하면 8%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6개월간 월 3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고 연 10.0% 금리를 주는 ‘웰뱅워킹적금’을 내놨다. 계약 기간 동안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최고 연 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헬스케어 상품이다. 최소 100만 보를 걸으면 우대금리 1%포인트를, 최대 500만 보를 달성하면 8%포인트를 지급하는 구조다. 12개월간 월 20만 원까지 저축할 수 있다.

예금 금리도 이미 연 4%를 넘겼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23일 비대면 전용 회전정기예금의 금리를 최고 연 4.21%까지 올렸다. HB저축은행의 ‘스마트회전정기예금’도 최고 연 4.10% 금리를 제공한다. 특히 회전정기예금은 가입기간 내에 시장 금리가 오르면 금리가 상향 적용돼 금리 상승기에 적합한 상품이다.

은행권의 정기 예금 금리도 연 4%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연 3.82%까지 올랐다.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연 3.80%), IBK기업은행의 ‘1석7조통장’(연 3.73%) 등 대부분의 은행 예금 금리는 연 3%대 후반까지 오른 상태다.

파킹통장 연 3% 시대… ‘역머니무브’ 가속화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반 통장보다 금리가 높으면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통장 중에서도 연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이 나왔다. OK저축은행은 21일 파킹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OK비대면보통예금’의 금리를 연 3.3%로 올렸다. 예치금 1억 원까지 별도 조건 없이 연 3.3% 금리를 준다. SBI저축은행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는 입출금통장 금리를 연 3.2%까지 올렸다. 예치 한도는 1억 원이다.

인터넷은행들의 파킹통장 경쟁도 치열하다. 케이뱅크의 파킹통장 ‘플러스박스’는 최대 3억 원까지 조건 없이 연 2.3% 금리를 준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는 1억 원까지 연 2.2%, 토스뱅크의 ‘토스뱅크통장’은 1억 원까지 연 2.0% 금리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식시장으로 쏠렸던 투자금이 올 들어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도 이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적금 금리는 크게 오른 반면 주식 등 자산시장은 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68조5434억 원으로 한 달 새 17조9776억 원 불었다. 지난해 말(690조366억 원)과 비교하면 8개월간 78조5068억 원이 은행으로 몰린 셈이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