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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GPU 값 낮추고 CPU 성능 높였다… ‘무어의 법칙’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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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겔싱어 CEO ‘개발자 대회’

27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 센터. 무대에 오른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가 2024년 이후 적용할 인텔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로드맵을 소개하며 “무어의 법칙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했다.

무어의 법칙은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창안한 것으로, 2년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2배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반도체 미세 공정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지만, 인텔이 이를 정면 반박하며 기술 개발에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겔싱어 CEO는 “통상 반도체 공정의 한 단계를 적용하는 데 2년이 걸리지만, 인텔은 앞으로 4년간 신공정 5개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AMD 등 경쟁사의 추격과 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고객사들의 이탈로 위기에 몰렸던 인텔이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인텔은 연례 개발자 대회인 ‘인텔 이노베이션 2022′를 열고 자사 첫 고성능 게임용 GPU(그래픽처리장치)와 PC용 13세대 CPU(중앙처리장치) 신제품을 공개했다.

조선일보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서 제품 소개하는 겔싱어 - CEO 27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2022' 행사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자사 첫 고성능 게임용 GPU인 아크 A770을 소개하고 있다. /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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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GPU 신제품 내놓은 인텔

인텔은 이날 외장형 게임용 GPU인 아크 A770을 출시하며 가성비를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최근 출시된 게임용 GPU는 너무 비싸다. 오늘 우리가 이 문제를 고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반도체의 강자인 엔비디아가 지난 20일 출시한 고성능 GPU 가격이 1599달러에서 시작하는데, 인텔은 가격을 329달러(약 47만5000원)로 대폭 낮춘 가성비 제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이 제품의 성능을 엔비디아가 작년 출시한 제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본다.

인텔은 이날 또 기능을 크게 개선한 13세대 CPU도 공개했다. 성능이 단일 작업에서 전 제품보다 15%, 다중 작업에서 최대 41% 향상됐다고 인텔은 밝혔다. 겔싱어 CEO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칩”이라고 했다. 인텔은 내년 초 최대 속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 한정판 CPU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또 삼성전자, TSMC 등 다양한 반도체 업체가 서로 다른 공정에서 설계·제조한 칩을 첨단 패키징(포장) 기술로 연결하는 ‘통합 칩렛’ 컨소시엄도 확대한다고 했다. AI(인공지능) 기반 컴퓨터 이미지 인식 플랫폼인 게티와 스마트폰·PC를 끊김 없이 연결하는 유니슨 설루션도 공개했다.

◇부활 시동 거는 인텔

테크 업계에선 인텔이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GPU와 CPU 시장에 한 차례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본다. 현재 글로벌 GPU 시장은 엔비디아가 점유율 79%를 차지하며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GPU가 비싸 합리적 가격대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인텔은 가성비 제품으로 이 부분을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현재 엔비디아·AMD 양강 구도를 3자 구도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CPU 시장에서도 AMD에 뺏겼던 점유율을 다시 찾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그동안 인텔은 기대에 못 미치는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점유율을 잃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80%였던 데스크톱 CPU 시장 점유율은 현재 70% 수준이다. 인텔은 이번 CPU 신제품으로 AMD 제품 대비 성능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인텔은 2021년 팻 겔싱어 CEO 취임 이후 파운드리 시장 진출, 게임용 GPU 출시, CPU 성능 제고 등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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