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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美NYT "경제도박 벌이는 트러스 英총리,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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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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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77차 유엔 총회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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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잘못된 경제 정책 여파로 조기 교체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트러스는 과감한 경제적 도박을 하고 있다. 이것이 그녀의 정부를 침몰시킬까?'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러스 총리의 감세와 규제완화 계획이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영국 파운드화를 폭락시켰다"며 "총리의 정치적 미래도 점점 위태로워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야당인 노동당이 보수당을 17%포인트 앞섰다는 새로운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트러스의 보수당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며 "집권 3주 만에 총리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이어 "감세론자이자 공급주의 경제학의 옹호자인 트러스는 스캔들로 상처를 입은 보리스 존슨의 뒤를 이었지만, 최근 제시한 자유시장 의제는 그녀의 정부를 침몰시킬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파운드화가 달러화 가치와 같아지는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한다. 이럴 경우 경제학자들과 정치 분석가들은 영국의 경제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트러스 정부를 계속 괴롭힐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 전문가인 팀 베일 런던 퀸메리대 정치학과 교수는 "트러스 총리가 다음 선거 전 교체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물론 전면적인 지도부 경선을 다시 치르기는 매우 어렵겠지만, 나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일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이 17%포인트 앞서 있다는 것은 지난 20년간 조사에서 가장 큰 격차"라며 "보수당의 지지율은 28%에 그쳐 기존 의석을 고수할 수 있는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너무 극단적인 좌측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다음 선거에서 노동당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이런 사태를 야기한 것은 매우 미숙한 행위"라며 "만약 노동당 집권 하에서 감세정책이 뒤집힐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한다면 이는 장기투자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생각해 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조만간 트러스 총리는 자신이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과 점점 더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란은행은 오는 11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영란은행의 휴 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새로운 재정정책이 중앙은행의 '중대한 통화정책 대응'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미국의 경제학자 애덤 포센은 "영국정부의 정책은 터무니없이 무책임하다"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대폭 올려 이런 정책에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러스 총리와 콰텡 재무장관에게 현재 최선의 방책은 재정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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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부부가 6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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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2의 대처'를 꿈꾸는 리즈 트러스 정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이후인 지난 22일 첫 감세 정책을 내놨는데,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은 연초에 적용된 급여세 인상 취소와 함께 보건 및 사회보장 부담금 취소 및 배당세율 인상계획 철회를 발표했다. 이어 23일에는 재정정책 추가 성명을 통해 50년 만에 최대치인 450억 파운드(약 68조원) 상당의 감세 정책을 공개했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영란은행은 우선 물가를 잡기 위해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어 경제를 지지하기 위한 확장재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내놨고, 세입 부족으로 인한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장중 1985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영국 재무부는 영란은행이 영국정부의 장기 국채매입을 일시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폭락하자 일시적인 통화시장 안정 조치에 나선 것이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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