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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러 점령지 병합 투표 가결…전면전 ‘암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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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루한스크 등 4곳서

만장일치 수준의 찬성률 나와

러 편입 후속 절차 서두를 듯

경향신문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수반(왼쪽)과 알렉산드르 코프만 시민회의 의장이 러시아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가 27일(현지시간) 가결되자 악수를 나누고 있다. 도네츠크 |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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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실시된 러시아 편입 주민투표가 만장일치 수준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불법적으로 강행된 가짜 투표라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들 지역의 영토 편입을 신속히 진행하고 향후 이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수복 시도를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 장악 지역인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4곳에서 23~27일(현지시간) 5일간 치러진 러시아 합병 투표에서 절대 다수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찬성률은 도네츠크주가 99.2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루한스크주(98.42), 자포리자주(93.11%), 헤르손주(87.05%) 순이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영토의 15%에 해당하는 지역이 러시아 영토에 편입될 예정이다. 포르투갈 전체 영토와 비슷한 면적이다.

우크라·서방 “가짜투표” 비판
미 “철군 결의안 안보리 상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이 코미디는 짝퉁 주민투표로 불릴 수도 없을 정도”라며 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화상연설에서 이 같은 시도는 “현재 러시아 대통령과 더는 대화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이번 투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군인들의 호위를 받는 선거 관리들이 유권자들의 집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사전 투표를 진행한 것은 강제투표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러시아가 시행한 가짜 주민투표는 아무 정당성도 없고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튀르키예는 이번 투표는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은 이번 투표에 관여한 러시아 고위 관리들을 겨냥한 새 제재 조치를 꺼내들었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병합 투표를 규탄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의 가짜 국민투표가 받아들여진다면 우리가 닫을 수 없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유엔총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영토 병합을 공식 선언하기 위한 후속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국방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30일 의회 연설을 통해 점령지의 러시아 연방 가입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다음달 4일 점령지 영토 편입 승인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앞서 2014년 크름반도를 강제병합할 당시 투표부터 영토 병합 문서 최종 서명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하는 데 채 일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러시아는 특히 영토 병합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한 후 우크라이나의 이 지역 수복 시도를 러시아 주권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이미 이 지역이 공격받을 경우 핵무기 등 치명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 수위를 높인 상태다.

러시아는 당장 해당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군사대응 태세를 높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러시아 대탈출…조지아 국경 끝 안 보이는 자동차 행렬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지난 25일(현지시간) 촬영해 27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러시아에서 조지아로 넘어가는 국경에서 16㎞에 달하는 차량 행렬이 늘어서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예비군 동원령 발표 후 해외로 도피하려는 인파들이다. 유럽연합(EU) 측은 “지난주 약 6만6000명의 러시아인이 EU로 들어왔다”면서 “전주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왼쪽 작은 사진은 조지아로 향하는 국경 검문소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블라디카프카스 | EPA·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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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동원령 실행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정부가 조만간 남서부 조지아 접경지역인 북오세티야에 징집센터를 배치할 예정이라고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징집 대상인 예비군이 러시아를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미 전날 조지아 접경 지대에 장갑차를 보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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