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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英정부가 망쳐놓은 금융시장, 영란은행이 소방수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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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정부 `미니 예산안`에 국채금리 65년래 최악 상승

영란은행 "심각한 자산 조정 지속땐 금융안정에 중대 위험"

내주 예정된 국채 매각 중단, 장기국채 다시 매입하기로

인플레 억제 위해 10여년 만에 추진하던 양적긴축도 연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새로운 영국 행정부의 대대적 감세안으로 인해 영국 파운화가 폭락하고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대혼란을 겪자 결국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소방수로 나섰다.

다음 주로 계획했던 보유 채권 매각을 유예하면서 한시적으로 다시 국채를 매입하는 긴급 안정조치에 나서기로 한 것인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양적완화를 10여년 만에 끝나고자 했던 영란은행의 계획도 미뤄졌다.

이데일리



영란은행은 28일(현지시간)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다음주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던 장기국채 매각을 다음달 말까지 중단하면서 시장 회복을 위해 필요한 규모 만큼 제한 없이 장기국채를 한시적으로 다시 매입하기로 했다. 다음 달 14일까지 이뤄지는 이번 국채 매입은 영국 재무부가 전액 보상할 계획이다.

앞서 영란은행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50bp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최근 10여년 간 이어오던 양적완화(QE)를 끝내고 국채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었다.

그러나 영국 새 행정부가 내놓은 이른바 `미니 예산안`으로 인해 국채시장이 대혼란을 겪자 영란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섰다. 실제 파운드화가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5%를 넘었고 30년 만기 금리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었다. 이는 1957년 이후 가장 빠른 월간 금리 상승세다.

이는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가 파격적인 감세안을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지난 23일 쿼지 콰텡 재무부 장관이 발표한 ‘미니 예산안’을 보면, 내년 4월부터 소득세 기본세율이 19%로 1%포인트 낮아진다. 특히 15만파운드, 원화 약 2억4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최고세율은 현행 45%에서 40%로 내려간다.

주택을 살 때 내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포함한 인지세도 크게 줄어든다. 인지세를 내야 하는 부동산 가격 기준이 원화 약 1억9000만원에서 3억8000만원으로 두 배나 높아진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2020년 폐지한 해외 방문객의 면세 쇼핑도 부활하고, 앞으로 6개월 간 94조원을 들여 에너지 요금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현행 19%에서 25%로 올리려던 법인세 인상 계획은 아예 백지화했다.

이날 영란은행은 “최근 몇일 간 영국과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가격 조정을 예의주시해 왔다”며 이 같은 시장 개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시장에서의 기능 장애가 계속되거나 더 악화한다면 영국은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중대한 위험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자금조달 여건이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수 있고 실물경제로의 유동성 흐름도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금융 안정 목표에 따라 우리는 시장 기능을 회복하고 영국 가계와 기업의 신용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미리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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