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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한국 찾은 ‘테니스의 왕자’들…루드-노리-프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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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나란히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테니스의 ‘다음 세대’를 이끌 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캐스퍼 루드(24ㆍ노르웨이ㆍ세계랭킹 2위), 캐머룬 노리(27ㆍ영국ㆍ8위), 테일러 프리츠(25ㆍ미국ㆍ12위)가 2022 남자테니스(ATP) 투어 코리아 오픈 참가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번 대회에서 각각 1~3번 시드를 받은 세 선수는 지난 주 로저 페더러(41ㆍ스위스)의 은퇴 경기로 열린 팀 대항전 레이버컵에 참가한 뒤 27일 한국에 도착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오를 밝혔다.

●‘노르웨이 테니스 영웅’ 루드 “부담보다는 잘 활용할 것”

동아일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첫 연습을 시작한 캐스퍼 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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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는 직전 메이저 대회였던 US 오픈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19ㆍ스페인ㆍ1위)에게 패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과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준우승으로 그 역시 개인 최고인 랭킹 2위에 올랐다.

이번 코리아 오픈은 랭킹 2위에 오른 뒤 치르는 첫 투어 대회다. 높아진 랭킹에 부담감은 없느냐는 질문에 루드는 “별다른 압박이 있지는 않다. 어깨를 좀 내리고 경기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일단 잘 해왔고 더 잘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투어에서 경기 스타일을 크게 바꾸진 않을 것이지만 더 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도 해보면서 더 발전하려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랭킹 2위라는) 내 좋은 포지션을 잘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리어 처음으로 프랑스 오픈, US 오픈 등 올해 메이저 2개 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루드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늘 TV로 늘 그랜드슬램 파이널을 보고 살았다. 지금도 어디에 있든 늘 본다. TV로만 보다 직접 (그랜드슬램 파이널에) 오르게 되니 ‘이게 되는구나’ 새삼 느꼈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 오르니 앞으로 더 많이 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국의 희망’ 노리 “윔블던 준결승, 부담감 잘 이겨내 ”

동아일보

지난 주말 자국 영국 런던에서 열린 레이버컵에서 경기 중인 캐머룬 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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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안방 팬들의 응원 속 치른 올해 윔블던에서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노바크 조코비치(35ㆍ7위)에게 패했던 노리는 윔블던 준결승 경험에 대해 “영국에서 많은 기대를 받아 더 많은 긴장된 것 맞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 앞으로 랭킹 1위, 그랜드슬램 우승이 목표다. 물론 둘 다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리아 오픈에 이어 도쿄 오픈에 출전하는 노리는 “남은 경기를 잘 치러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ATP 파이널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일단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 즐기려한다”고 말했다.

올해 5월 마드리드에서 열렸던 마드리드 오픈에서 한국의 권순우(25ㆍ당진시청ㆍ74위)와 맞대결을 하기도 했던 노리는 권순우에 대해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다. 투어를 다니며 굉장히 친하게 지냈다. (권순우가) 저녁도 몇 번 사줬다. 맞대결하기는 까다롭다. 젊고 재능이 많은 친구”라고 말했다.

노리는 주니어 시절인 2012년 서귀포 아시아 주니어 챔피언십, 춘천 이덕희컵 참가 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만큼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기도 했다.

●미국 차세대 스타 프리츠 “초반만 이겨내면 좋을 결과 있을 것”

동아일보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코트에서 몸을 풀고 있는 테일러 프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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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아 자국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프리츠도 “압박감은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려 할 뿐”이라며 “어제 밤늦게 도착했지만 컨디션은 좋다. 일정이 빡빡해 초반 라운드가 힘들 텐데 초반만 잘 이겨내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프리츠는 올해 윔블던 8강에서 5세트 접전 끝 나달에게 패했다. 다만 프리츠는 올 3월 BNP 파리바 오픈 결승에서 나달을 꺾고 마스터스 1000 시리즈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프리츠는 커리어 처음으로 나달에게 승리를 거둔 것이 커리어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은 맞다. 하지만 늘 대결하는 상대에게 집중하려 한다"고 답했다.

기자회견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프리츠는 아들 얘기가 나오자 처음으로 웃음을 보였다. 프리츠에게는 다섯 살짜리 아들 조던이 있는데 아들은 전 세계 국가와 수도를 줄줄 외우는 ‘지리박사’다. 프리츠는 ‘조지아의 수도가 어디냐’는 아들의 질문에 대답을 못해 쩔쩔 매는 영상을 올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리츠는 “오늘 아침 아들에게 ‘지금 한국에 있다’고 말했더니 바로 수도가 서울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거기에 있다’고 말해줬다. 아들이 나보다 아는 게 훨씬 많다”며 ‘아들 바보’의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세 선수는 29일 대회 첫 경기인 16강에 나선다. 루드는 니콜라스 제리(27ㆍ칠레ㆍ111위), 노리는 29일 우치다 가이치(28ㆍ일본ㆍ163위), 프리츠는 매킨지 맥도날드(27ㆍ미국ㆍ82위)와 대결을 벌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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