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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러~獨 해저가스관 3곳 연쇄 폭발... 서방-러 "계획된 테러" 네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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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7일(현지시간) 북유럽 발트해에서 발생한 '노르트스트림2' 가스 누출 사고를 놓고 서방과 러시아가 서로 상대방을 향해 강한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이날 덴마크 국방부가 덴마크령 보른홀름 섬 인근에서 촬영해 공개한 가스 누출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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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스톡홀름(스웨덴)=박소현 기자】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관 3곳에서 하루새 연이어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27일(현지시간) BBC, 스웨덴 공영방송 SVT 등 복수의 외신이 보도했다. 서방과 러시아는 이번 가스 누출 사고가 단순 사고가 아닐 것이라며 상대방을 겨냥한 강한 의구심을 내비치고 있다.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AG는 이날 노르트스트림의 3개 해저관에서 연이어 손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스웨덴 해양청은 노르트스트림1에서 두 차례의 가스 누출을 확인, 경고했다. 이를 조사한 비욘 룬드 스웨덴 국립 지진 네트워크 책임자는 SVT에 "이것이 폭발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노르트스트림1에서 발생한 첫번째 폭발은 지난 26일 새벽 2시3분, 두번째 폭발은 같은날 오후 7시4분으로 기록됐다. 선박이 표면에서 기포를 감지한 뒤 해양청은 같은날 오후 1시52분과 8시41분에 가스 누출을 경고했다. SVT에 따르면 가스 누출은 같은 지역에서 발생했다.

노르트스트림2 운영자 역시 지난 26일 오후 파이프라인의 가스 누출을 경고했고, 덴마크 해상교통당국은 보른홀름 섬 주변에서 선박 항해를 금지했다. 덴마크 국방부는 섬 근처 발트해 표면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누출 영상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 노르트스트림AG는 "동시에 3개 가스관이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같은 규모의 에너지 방출은 폭발 외에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노르트스트림1은 지난 2일부터 가스 공급이 중단된 상태지만 내부에는 여전히 많은 양의 가스가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각 연간 275억㎥의 공급 용량을 가진 2개의 가스관으로 이뤄진 노르트스트림1은 지난 2011년부터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공급해왔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점검을 이유로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으나, 점검 완료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돌연 누출을 발견했다면서 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완공된 노르트스트림2도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 대상으로 가동되지 못했다.

서방과 러시아는 이번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해 상대방의 고의적인 공격이라고 서로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누출은 러시아의 계획된 테러 공격이자 EU에 대한 침략 행위"라면서 "러시아는 유럽 경제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겨울 이전 패닉이 일어나길 원한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는 이번 사건에 대해 "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고의적인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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