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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규제 풀리면 뭐해요"···집주인, 거뒀던 매물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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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 등

조정지역 해제에 집값 상승 기대

매물 거두거나 가격 더 올렸지만

매수심리 위축, 시장 반응 시큰둥

집주인들 원가격에 다시 매물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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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지역 해제 발표 직후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줄어드는 듯하던 매매 매물이 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소폭 올랐던 매매 호가도 다시 낮아지는 분위기다.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세금 부담도 줄었지만 여전히 매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자 집주인들이 다시 원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1일 국토교통부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경기 외곽 5개 지역(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을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직후 감소했던 매매 매물이 다시 늘어났다. 평택은 주정심 당일인 21일 6051건이었던 매물이 26일 5882건까지 감소했다가 이틀 만인 28일 6127건으로 245건(4.2%) 늘었다. 파주도 21일 3539건에서 26일 3361건까지 줄었지만 28일 3514건으로 153건(4.6%) 증가했다. 안성·양주·동두천 등 나머지 지역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규제지역 해제는 호재로 인식돼 매수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지만 경기 외곽은 예외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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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규제지역 해제 발표 직후 집주인들이 매수세가 반등해 더 높은 가격에도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값을 올렸지만 매수 반응이 없자 이전 가격에 매물을 다시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주시 목동동 공인중개사 A 씨는 “발표 당일 ‘운정센트럴푸르지오’의 급매 중 일부는 집주인들이 상황을 보고 가격을 올리겠다며 매물을 회수했다”며 “며칠이 지나도 매수 문의가 없자 1주일도 안돼 원래 가격에 다시 내놓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평택 고덕동 공인중개사 B 씨는 “오히려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지금이라도 팔자는 생각에 새로운 매물이 추가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는데다 집값 고점 인식이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규제지역 해제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완벽한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취득세가 완화되고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고 해도 급매가 아닌 매물을 사려는 수요자들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규제지역에서 풀린 지역들이 정부가 시장적·입지적 메리트가 없다고 찍어준 곳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경기 매매수급지수는 급속도로 떨어지며 ‘매수자 우위 시장’이 심화되고 있다. 5월 마지막 주 92.2로 소폭 반등했던 이 지수는 이후 16주 연속 하락하며 83.9까지 떨어져 2019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증설 등의 호재로 경기에서 집값이 가장 늦게 하락 전환한 평택·파주 등에서도 낙폭이 커지고 있다. 9월 셋째 주(19일 기준) 평택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 파주는 0.19% 떨어지며 둘 모두 9주 연속 하락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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