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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中작가 옌롄커 "작가에게는 글로 표현하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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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문학상 수상…"그 어느 상 받았을 때보다 더 기뻐"

연합뉴스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 기자회견
[오명언 촬영]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독자가 (작가의) 글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글로 표현해내는 행위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장편소설 '사서'로 올해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받은 중국 작가 옌롄커는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의 책이 중국에서 자주 금서로 지정돼 중국 독자들이 잘 접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사서'를 비롯해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딩씨 마을의 꿈' 등 옌롄커의 저서들은 중국에서 금서로 분류돼 그에게는 '금서대사(禁書大師)'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서'는 문화혁명기 인간군상을 다룬 대작으로, "문화를 혁명한다"는 명목으로 금지당하고 부정당했던 인민들의 기억과 기록을 문학적 언어로 복원하고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담긴 작품.

옌롄커는 "'사서'는 제게 매우 소중한 작품"이라며 "이번 이호철문학상을 받게 돼 그 어느 상을 받았을 때보다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옌롄커는 "제게는 영원히 다 하지 못할 만큼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보다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를 전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사서'는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과 대기근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언어적 서술이나 표현 방법 등에 대한 예술적 탐색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제껏 전 세계 독자들이 본 적 없는 작품을 써내겠다는 야망이 있고, 실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 나이가 내년에 65세가 되는데 이제 저는 정치보다 제 개인적인 작품 활동이 훨씬 중요하다. 제가 처한 현실을 가장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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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롄커
[서울 은평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위화, 모옌과 더불어 중국 현역 3대 문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옌롄커는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뒤안길에 드리워진 어두운 면을 과감히 파헤치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향하는 작품들로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부터 2018년까지 매년 영어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 부커상 후보로 거명됐고,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고(故) 이호철(1932∼2016) 작가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 정신을 기리고자 2017년 은평구에서 제정한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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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 기자회견
[오명언 촬영]


이날 회견에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을 받은 작가 장마리도 함께 했다.

장마리는 "제 작품은 체제를 비판하고자 쓴 글은 아니었는데 운이 좋았다"며 "옌롄커 선생님의 작품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작가 의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저서인 '시베리아 이방인들'에서 분단국가 젊은 주체들의 이상과 생존을 위한 분투, 이념을 넘어선 실존 고뇌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시상식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진관사한문화체험관에서 열린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본상 수상작가와의 만남'이, 다음 달 6일에는 '특별상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이어진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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