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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與 “본질은 자막조작” MBC 항의방문…野 “尹 사과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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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마포구 MBC문화방송 본사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보도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9.28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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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놓고 여야는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28일 국민의힘은 MBC를 항의 방문하며 “본질은 자막 조작”이라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전선을 확대했다.

● 與 “‘제2의 광우병’ 선동, 본질은 자막 조작”

국민의힘 ‘MBC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및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대출 의원은 “MBC가 공영방송의 본분을 잊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왜곡해서 국익에 해를 끼친 사태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외교 참사로 비하하려고 해도 이것은 실패한 보도 참사”라며 “박성제 MBC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과방위 소속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제2의 광우병 선동’으로 규정하며 “MBC가 조작하면 민주당이 선동했다. 광우병 사태와 똑같은 방식”이라며 “이제 민영화를 통해 민주당 전위부대가 돼 국익을 해치고 있는 MBC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까지 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29일 검찰에 MBC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고 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를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연결지어 역공세를 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범죄 의혹이 매일 드러나고 있는 대도(大盜)를 당내에 버젓이 놔두고 뜬금없이 장관 해임 카드를 들고 나오는 건 동네 어린아이들의 유치한 장난질”이라며 “민주당은 역대급 불량 대표인 이재명 의원과 하루빨리 손절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날을 세웠다. 친윤(친윤석열)계 박수영 의원도 “해임 건의는 시시각각 목을 죄어오는 이 의원에 대한 사법처리에 불안, 초조한 나머지 저지르는 무리수”라고 비판했다.

● 野 “대통령 말실수와 거짓말 덮으려 해”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여권의 비속어 논란 대응 일체를 ‘거짓말’로 규정하며 윤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정부여당이 제기한 민주당과 MBC 간 ‘정언유착’ 의혹에 맞서 국회에 ‘순방 총책임자’로 박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전날 제출한 데 이어 논란에 대한 여권의 대응 전반으로까지 전선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대책위원회의 설치를 논의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에서 ‘윤석열 외교 참사 및 거짓말 대책위’(가칭)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윤 대통령의 진실한 사과와 고백”이라며 “(정부여당이) 대통령의 말실수와 거짓말을 덮으려고 하는 것, 국익을 훼손한 것까지 당 차원의 대책위를 꾸려서 총체적으로 따질 건 따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원장으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최고위원이 거론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MBC 항의 방문에 대해 “명백한 언론 탄압이자 MBC 재갈물리기”라고 규탄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바이든’을 ‘날리면’이라고 우겨도 국민이 속지 않으니 이제는 언론에 족쇄를 채워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버리려는 반민주적 파렴치한 작태를 벌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윤석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한 글을 언론 보도에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민주당 의원실 최지용 선임 비서관은 이날 “민주당은 전혀 해명할 사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비서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과 MBC의 유착설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처음 대통령 발언 지라시를 받은 건 (지난 22일 오전) 8시 50분쯤이었고, 그 뒤로 다섯 개 정도 더 받았다. 이 중 MBC 기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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