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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GS칼텍스배 프로기전] 여기서 끝을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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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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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마라톤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프로 바둑 대회에서 생각 시간 따로 없이 마지막 초읽기 40초만으로 2시간을 두는 것이 별난 일은 아니다. 예외도 있다. 후다닥 두어 10분 만에 집계산 끝내고 다시 한 판 더를 외치기도 한다. 올림픽 마라톤에서 뛰기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날까 말까 할 때 경기를 포기하는 선수도 드물지 않다. 그날따라 기분이 나빠서 그랬다 하는 경우는 없고 갑자기 몸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춘다. 한국 바둑 기록실엔 결승전에서 가장 빨리 끝난 바둑이 있다. 얼마 만에 끝났을까. 2001년 왕위전 도전 3국에서 조훈현은 이창호 앞에서 49수 만에 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마를 잡고 잡힌 것이 아니지만 큰 잘못 하나에 형세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더 둘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늘 흐름까지 84수가 나왔다. 백 두터운 곳에서 흑이 애썼지만 백은 둘 수 있는 가장 센 수로 흑을 가뒀다. 흑이 안에서 살지 못하거나 백 울타리를 뚫지 못한다면 이길 확률이 1%에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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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처럼 둬도 백이 앞서가지만 흑도 희망을 버릴 형세는 아니다. <그림2> 흑1로 꼬부리면 갇히지는 않지만 10으로 씌워 백 이득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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