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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를 무료로, 엄청난 특허권 포기…서울평화상 버너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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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팀 버너스리(67)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 대표. 월드와이드웹재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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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 팀 버너스리(67)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 대표가 제16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사장 염재호)이 28일 밝혔다. 소수 대기업과 정부가 통제하는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평화운동 ‘솔리드 프로젝트’를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서울평화상은 국제사회 평화 증진에 헌신한 인물 또는 단체에게 주어지는 권위있는 상으로, 수상자 일부가 이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솔리드’는 개인이 별도의 저장공간(솔리드팟)을 통해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경우, 기존에는 가입할 때 이름과 전화번호,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게시물과 댓글, 커뮤니티 활동 등 모든 정보가 페이스북 자체 서버에 저장됐지만, 개인이 별도의 저장공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버너스리 대표는 지난 2018년 “지금의 웹 구조를 전복시키겠다”며 이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해 스타트업 ‘인럽트’를 공동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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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와이드웹(www) 창시자 팀 버너스리. 서울평화상문화재단


버너스리 대표는 1976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석으로 물리학 학사를 취득한 뒤 80년 세계 최대 입자물리학 연구소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근무했다. 이후 89년 CERN의 정보시스템에서 착안해 세계의 망을 하나로 묶는 인트라넷 www를 개발했다. 그는 엄청난 부(富)를 얻을 수 있는 특허권을 포기하고 www를 비롯해 자신이 개발한 기술들을 전 세계에 무료로 보급했다. 웹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프로토콜 http도 그의 작품이다.



“누구나 동등하게 인터넷 접근해야”



그는 그러나 인터넷의 정치 조작과 까자 뉴스, 사생활 침해 등 www를 개발할 때만 해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을 목격하고 디지털 인권 운동에 나섰다. 그는 “나는 거대 기업이 정보와 이익을 독점하고 대중을 감시하며 가짜뉴스가 정치선전에 이용되는 인터넷을 꿈꾼 게 아니다”라며 “누구나 조건 없이 동등하게 웹에 접근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 독립성과 사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권리장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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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분권화를 위한 기술 '솔리드' 상용화를 위해 스타트업 '인럽트'를 공동설립한 팀 버너스리. 서울평화상문화재단


‘권리장전’은 정부와 기업, 개인이 인터넷 이용에서 각각 3가지 원칙을 지키자는 ‘웹을 위한 계약’으로 구체화했다. 정부에는 ▶모든 사람의 인터넷 접근권 보장 ▶인터넷의 모든 콘텐트 이용 허용 ▶시민의 프라이버시와 데이터권리 보호 의무를, 기업엔 ▶누구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가격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부작용 방지 기술 개발을, 개인에게는 ▶창작자와의 협력 ▶인간의 존엄성 존중 ▶웹을 위한 투쟁을 각각 요구했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연내 서울에서 시상식을 개최해 버너스리 대표에게 상장과 상패, 상금 20만 달러(약 2억8800만원)를 수여할 예정이다. 염재호 이사장은 버너스리 대표에 대해 “전쟁에 반대하는 소극적 평화를 넘어 개인정보의 통제 등 평화를 억압하는 모든 구조적 제약까지 제거하려는 적극적인 평화를 구현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고 수상자 선정 배경을 밝혔다.

한편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각 분야에서 국제평화에 헌신한 인사와 국제단체 등 후보자들을 심사해 서울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한다. 역대 수상자 명단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전임 사무총장인 코피 아난 등이 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국제구호단체 ‘옥스팜’도 수상했다. 국경없는의사회 및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등은 서울평화상 수상 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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