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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당정 택시 대책에…시민들 "숨통 트이겠다"…택시기사들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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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정세진 기자]
머니투데이

심야 택시./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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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심야 택시난 해소를 위해 '택시 부제'를 해제하고 '심야 택시 탄력 호출료 확대'를 추진하기로 공감대를 이뤘다. 밤늦게 택시를 못 잡아 막막했던 시민들은 "이제 숨 트이겠다"고 기대하지만 일부 택시기사들은 "대책이 미흡하다"고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심야 택시난 해소방안 마련 당정협의회에 참가한 후 "(택시기사들이) 심야에 일할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데 당정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택시 업계 규제 완화 △심야 탄력 호출료 확대 △대중교통 공급 확대 등을 심야 택시난 해소 대책으로 추진하기로 공감대를 이뤘다.

성 정책위의장은 "규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어서 택시 부제 해제 추진을 요청했다"며 "정부는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했다.

택시 부제란 택시들이 며칠에 한번씩 운행을 쉬도록 한 제도다. 심야 택시난 문제가 가장 심한 서울은 '3부제'를 운영해 택시 3대 중 1대는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운행을 못 하게 했다. 서울시는 심야 택시난 문제가 심해지자 지난 4월20일부터 부제를 일시 해제한 상황이다.

성 정책위의장은 또 "심야탄력 호출료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부분에 당과 정부가 (의견을) 일치했다"고 했다. 탄력 호출료는 심야 시간 택시비를 기준 요금보다 최대 4배 더 받을 수 있도록 한 요금을 말한다.

밤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당정 협의 내용을 반기는 분위기다. 올해 2년 차 직장인 오모씨(31)는 "지난 5월 호출 앱 3~4개를 써도 택시가 30여분 잡히지 않아 가격이 4배 비싼 고급 택시를 불러 집에 간 일이 있다"며 "(당청 대책이 시행되면) 전보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5년 차 직장인인 김모씨(29)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 7월 술 자리를 마친 자정쯤 휴대폰이 꺼져서 호출 앱을 쓰지 못하고 1시간쯤 택시를 못 잡아 근처 숙소에서 잤다고 한다. 김씨는 "손님으로서 심야에 돈을 더 낼 용의가 있다"며 "탄력 호출료 확대의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학원생 김모씨(25)도 "여성이고 혼자 살아 밤 늦게 공부를 마치면 간혹 택시를 타고 싶은데 전부 '예약' 택시인 때가 많다"며 "기본적으로 택시가 적은 느낌인데 부제를 해제하면 택시난이 조금은 해결되지 않겠나"라 했다.

이런 시민들 기대와 다르게 '대책이 미흡하다'는 일부 택시기사들 목소리도 있다. 부제 해제에 관해 택시기사 정모씨(75)는 "서울시는 부제가 이미 해제된 상황이었다"며 "또 부제로 쉬는 날은 택시기사들에게 '주말' '휴일' 개념이라 부제를 해제한다고 운행되는 택시가 늘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탄력 호출료 확대 이상으로 사납금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택시기사 이덕재씨(70)는 "사납금 때문에 한달 200여만원씩 벌던 택시기사들이 코로나19 시기 배달 기사, 퀵 배송 기사로 직업을 바꿔 한 달 300여만원씩 번다고 들었다"며 "탄력 호출료를 확대한다고 그 기사들이 택시업계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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