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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KT 배정대, 한 번만 더 끝내주면 현역 최고 ‘끝내주는 남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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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네가 끝내기 안타를 칠 것 같다.”

프로야구 KT의 선발 투수 벤자민은 27일 수원 두산전을 앞두고 ‘끝내주는 남자’란 별명을 가진 팀 동료 배정대(27)에게 이렇게 말했다.

진짜로 그렇게 됐다. 배정대는 4-4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에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앞선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 마지막에 집중하려 노력했는데 운이 좋았다. 신기한 하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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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의 배정대의 끝내기 안타를 예고했던 팀 동료 벤자민(왼쪽)이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배정대가 끝내기 안타로 팀을 5-4 승리로 이끌자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축하해주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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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대는 올해 세 차례 ‘끝내줬다.’ 끝내기 안타는 지난달 25일 SSG전과 이날까지 두 차례, 지난달 16일 키움전에서 나온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포함하면 끝내기 타점 기록은 시즌 세 번째다.

배정대는 “긴장된 상황에서 심호흡을 많이 한다. 공을 잘 치려면 손이나 어깨의 힘을 빼야 하는데 (호흡에) 신경을 쓰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배정대가 처음 ‘끝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 건 2020년 9월 한 달에만 끝내기 안타를 세 번 쳐낸 다음부터다. KBO리그 역사상 한 달에 끝내기 안타를 세 차례 기록한 건 지금까지도 배정대가 유일하다. 배정대는 그다음 달 끝내기 안타 하나를 추가해 2004년 현대 브룸바와 함께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끝내기 안타 공동 1위(4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브룸바 역시 수원에서 같은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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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의 배정대가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안방경기에서 4-4로 맞선 9회말 1사 1, 2루에서 가운데 담장 앞으로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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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대는 이제 ‘현역 최다 끝내기 안타’의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7일 현재 통산 끝내기 안타 7개를 친 배정대는 이 부문 현역 1위 그룹인 황재균(KT), 최형우(KIA), 강민호(삼성)를 1개 차이로 따라잡았다. 1개만 더하면 이들과 공동 1위, 2개를 더하면 단독 1위로 올라선다.

끝내기 안타 숫자에서는 뒤져있지만 생산 속도는 배정대가 1위 그룹보다 빠르다. 프로 데뷔 7년 차인 배정대는 2020시즌 4개, 지난해 1개, 올 시즌 2개로 최근 3년간 끝내기 안타를 몰아서 쳤다. 반면 황재균은 15시즌, 최형우는 17시즌, 강민호는 19시즌 사이에 8개를 기록했다.

현역 공동 2위 그룹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배정대를 제외하고 끝내기 안타 7개를 친 현역 선수는 김현수, 오지환(이상 LG), 최정(SSG), 박석민(NC), 이대호(롯데), 손아섭(NC) 등 6명이다. 이들 중 2010년 이후에 데뷔한 선수는 없다. 적게는 14시즌부터 많게는 18시즌에 걸쳐 공동 2위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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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의 배정대가 27일 두산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팀을 승리로 이끈 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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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활약에도 배정대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후반에 3점을 내주면서 쉽게 넘겨줄 수 있는 경기였는데 동료들이 잘해줘서 역전승을 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정대가 빠른 페이스로 끝내기 안타를 늘려가고 있지만 통산 최다 끝내기 안타 1위에 오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는 정근우다. 그는 SK(현 SSG), 한화, LG에서 16시즌을 뛰면서 끝내기 안타 16개를 남겼다. 시즌당 1개꼴의 페이스를 16년간 이어간 셈이다. 그 뒤를 △2위 김태균(11개) △공동 3위 김한수, 박한이, 이호성(이상 10개) △4위 송지만(넥센ㆍ9개)이 잇고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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