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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전술적 선택-흐름에 따라"…간단한 논리에 없는 '구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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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제는 합당한 과정과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만 남았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축구대표팀은 9월 A매치 2연전을 1승1무, 3득점 2실점으로 끝냈다. 지난 23일 코스타리카와 2-2 무승부를 거뒀고 27일 카메룬에 1-0으로 이겼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두 경기 연속 한 골씩 넣어줬고 황희찬(울버햄턴)도 골맛을 봤다.

양과 음도 있었다. 공격진의 골 결정력이 슈팅 대비 다소 떨어졌어도 잔패스, 2대1 패스, 전환 패스 등을 통하면 어떻게든 해결 가능하다는 믿음이 더 굳어졌다. 손흥민의 세트피스 킥 실력도 재확인했고 중앙 미드필더로 '작은' 정우영(SC프라이부르크)이 매번 등장했던 것을 손준호(산둥 타이산)가 활약하며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수비가 여전히 문제였다. 코스타리카 공격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역습에서 내준 공간을 그대로 타고 들어와 득점에 성공했다. 카메룬은 1.5군급 선수 구성이었다. 막심 추모-모팅(바이에른 뮌헨) 등 주요 선수가 빠져 날카로움이 덜했다.

벤투호가 경험한 상대 공격진 최대치는 6월에 맛봤던 브라질이었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히샤를리송(토트넘 홋스퍼), 필리페 쿠치뉴(애스턴 빌라), 하피냐(FC바르셀로나), 가브리엘 제수스(아스널), 프레드(맹체스터 유니이티드), 루이스 파케타(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등 열거해도 끝이 없다.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에서 잔실수를 했고 이는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1-5 대패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손흥민이 볼을 운반하다 뺏기를 실수가 역시 실점이라는 결말로 이어졌다. 상대의 압박을 피하지 못하면 위기와 실점이 온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했다.

상대의 전략을 파괴하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우리가 가진 전략으로의 맞대응이다. 그런데 코스타리카, 카메룬을 상대로는 벤투 감독이 내세운 전략이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여전히 미완성의 형태로 남은 느낌이다.

경기를 지켜봤다는 대표팀 경험이 있는 K리그 A감독은 "선수를 세우는 대형이나 볼을 전개하는 것을 보면 의도가 보인다. 교체 카드 활용 역시 이유가 분명하게 있다. 백번 벤투 감독을 이해 한다고 치더라도 패싱 능력이 뛰어난 이강인(마요르카)을 끝까지 내세우지 않은 것은 흰색 도화지에 방점을 찍지 못한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방에 도전적인 패스가 나가지 못하면 볼을 다시 뒤로 돌리거나 옆의 동료에게 연결하게 되는데 코스타리카, 카메룬 모두 강력한 전방 압박이 없었는데도 같은 패스를 반복해 흐트러진 대형을 잡아주는 역효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선수 선발과 기용은 감독 고유 권한이라는 것을 A감독도 잘 알고 있지만, 적은 기회를 왜 날렸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족도 달았다.

그는 "전방에 동료 공격수가 볼을 받지 못하면 공격 2선에서 킬러 패스로라도 깨야 하는데 능력이 있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후방에 처져 있으면 이를 만들 작업자가 보이지 않더라. 손준호나 '큰' 정우영(알사드)의 롱패스 위치는 너무 멀지 않나. 그래서 이강인이 단 10분이라도 나섰으면 싶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벤투 감독은 사실상 이강인이라는 '조커'가 없이 팀을 만들어 왔다. 플랜B, C에 대한 요구가 강한 상황에서 이강인 활용으로 D, E, F까지 만들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경기 흐름에 따라 다른 옵션을 선택했다. 전술적인 선택이었다"라는 말로 간결하게 정리했다. 교체 카드는 모두 해당 포지션의 선수를 끼워 넣는 것이 전부였다

늘 '팀 안의 개인'을 외쳐왔던 벤투 감독이다. 이강인을 팀이라는 틀에 넣을 생각이 없었는지, 또는 상황과 경기 흐름에 따라 투입 못했지만 준비했었던 계획이 있었는지, 합당한 논리가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이강인! 이강인!"을 외친 5만9천여 팬의 결진 마음이나 대한축구협회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올린 코스타리카전 영상에 최고 추천을 받은 덧글인 '프리메라리가 도움 1위를 벤치에 앉힌 감독'이라는 류의 지적에서 조금은 벗어나지 않을까. 물론 크게 신경 쓰지는 않을 벤투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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