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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대만 대중 무역수지 명암, 반도체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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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월부터 연속 적자

대만, 흑자 기조 유지…시스템 반도체 수출 호조

미국의 중국 제재 반사이익 대만으로

1~8월 대중 흑자 한국 32억, 대만 240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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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대만 신주 본사 앞 로고. 신주/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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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 간 관계 악화에도 대만의 대중국 무역흑자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가 지난 5월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양쪽을 갈라놓은 실마리는 반도체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8일 내놓은 ‘한국과 대만의 대중 무역구조 분석’ 보고서를 보면, 8월 기준 대만의 대중 무역수지는 34억5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월 18억4천만달러, 6월 16억달러로 규모는 줄었지만 줄곧 흑자였고, 7월(30억8천만달러)부터는 흑자 규모도 커졌다. 반면,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5월 -10억9천만달러, 6월 -12억2천만달러, 7월 -5억9천만달러, 8월 -3억7천만달러였다.

무역협회는 대만의 대중 무역흑자 요인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최악으로 치닫는 양안 관계에도 대만의 대중 교역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가 대중 수출 및 무역수지 흑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상승 중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1~8월 대만의 대중 반도체 수출은 430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51.8%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45.6%(반도체 수출 574억달러/전체 수출 1259억달러)보다 더 높아졌다. 1~8월 반도체 분야에서 거둔 무역흑자는 223억달러로, 전체 무역흑자의 9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 비중은 69.8%(303억달러/434억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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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7월 14.8% 증가(지난해 동월 대비)에서 8월 3.6% 감소로 반전됐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지난해 21%에서 올해 상반기 32%로 높아지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로 반도체 및 장비 수출이 감소한 탓이었다. 1~8월 누계로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여전히 흑자를 기록 중이나 32억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8억달러)에 견줘 79.8%나 줄었다. 같은 기간 대만의 대중 무역흑자는 240억달러였다.

김경훈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만이 팹리스(설계전문)-파운드리(위탁생산)-후공정으로 연결되는 반도체 생산 전 단계에 걸쳐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에 따라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대만으로 집중되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대만 정부가 ‘리쇼어링’(국내복귀) 지원 정책을 통해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 및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한편, 핵심 전략산업 및 대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배경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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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파운드리 기업 중 4개사가 대만에 있다. 세계 1위 티에스엠시(TSMC)를 비롯한 대만 파운드리 4개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64.0%를 차지했다. 파운드리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만은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서 2019년부터 한국을 앞서고 있다. 올해 1~7월 중 중국의 반도체 수입 시장에서 대만의 점유율은 35.0%로, 미국의 대중 제재 시작 때인 2018년(28.9%)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점유율은 24.4%에서 19.6%로 떨어졌다. 메모리 분야 절대 강자인 한국 처지에선 시스템 반도체와 후공정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 시장 대응력을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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