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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평생 고생만 하다 간 우리 형"…아울렛 화재 유족, 멈추지 않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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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용역업체 직원 7명 사망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로 숨진 A(64)씨의 유족은 “환경미화원 등으로 평생 열심히 일한 형이지만 자식 걱정 때문에 은퇴할 여유가 없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A씨는 지난 26일 오전 아울렛 지하 1층에서 불이 나자 피해 달아나다 화물 엘리베이터 안에 고립됐고, 다른 2명의 피해자와 함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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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연기 치솟는 현대아울렛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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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동생 이모(61) 씨는 지난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집안 사정 때문에 돈을 벌어야 했던 형은 중학교 졸업 후 바로 생업에 뛰어들었고, 원양어선까지 타면서 두 동생을 뒷바라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동생들을 대학까지 보낸 후 한숨 돌린 형은 결혼 후 두 자녀를 뒀는데 설상가상으로 둘째는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0년 아웃렛이 문을 열자 자진해 환경미화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이번에 참변을 당했다”며 애통해했다.

용업업체 소속으로 전기시설을 담당했던 A씨는 입사한 지 5개월 만에 이같은 변을 당했다. 그는 화재 당일 퇴근을 1시간 앞두고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는 화재 후 차량을 타고 탈출하려다 유독가스와 연기로 앞이 안보어 기둥에 부딪힌 후 정신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작은아버지는 “조카가 열심히 공부해 올 초 전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새 일자리를 얻었다며 좋아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며 “지난 추석에 만나 함께 소주 한잔했던 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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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웃렛 화재 현장 찾아 조문하는 이장우 대전시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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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화재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7명 중 남성은 6명, 여성은 1명이었다.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참사 유가족들은 사고 이튿날인 27일 행정 당국과 현대백화점 측이 무책임하게 행동한다며 항의했다.

희생자 7명 중 5명의 유가족이 모인 가운데 한 유가족은 “가족이 어떻게 숨졌는지가 제일 궁금한데, 현장 감식 들어간 분들을 일일이 붙잡고 물어봐야 알게 되는 상황”이라며 “빠르게 원인 규명을 해 가족들의 궁금증을 해소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문창용 유성구 부구청장은 “대책본부를 통해 유가족 의견을 전달해주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지하 1층 하역장 인근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역장에 내려진 의류 등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급격하게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의류 특성상 다량의 유독가스가 분출되면서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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