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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푸틴의 동원령에 軍모병소 17곳 방화… 분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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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국경폐쇄할 것” 관측도

조선일보

軍모병소 총기난사… 대피하는 직원 - 26일(현지 시각) 푸틴의 동원령에 반대하는 25세 청년(왼쪽)이 우스트-일림스크의 군 모병소에서 총기를 난사하자 직원이 황급히 피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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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동원령을 선포한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모병소 방화와 분신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 탈출을 시도하는 이들로 주변국 접경지 검문소마다 대기 줄이 수㎞씩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미국 악시오스 등 해외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선포 이후 지금까지 서부 대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 니즈니노브고로드·칼리닌그라드 등 러시아 각지의 군 모병소 17곳이 시민들의 방화로 불탔다.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부터 집계하면 모병소 방화 건수가 54회에 이른다. 볼고그라드 군 사무소에서는 화염병 투척으로 불이 났다. 25일 모스크바 인근 랴잔 지역에서는 한 남성이 버스정류장 앞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지 않겠다”고 외치며 분신을 시도했다.

러시아 전역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체포된 인원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의 인권 감시 단체 오베데인포(OVD-info)는 지금까지 동원령 반대 시위 참가자 2355명이 경찰에 구금됐다고 집계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라트비아 소재 독립언론 메두자는 러시아가 28일부터 징병 대상인 18~27세 남성의 출국을 금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르손과 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남동부 점령 지역에서는 합병 주민투표가 끝나는 27일부터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국경 폐쇄 전 탈출하려는 남성들로 인접 국가로 향하는 국경 검문소에는 수㎞씩 차량이 늘어서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지아 국경에선 차량 행렬이 16㎞에 이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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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국경에 러 탈출 행렬 - 16㎞ 25일(현지 시각) 러시아와 조지아 국경 인근 도로에서 러시아를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선 모습을 미국 민간 위성 영상 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포착했다. 동원령 발표 이후 조지아 국경에선 차량 행렬이 16㎞에 이르기도 했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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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미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자국민 도청·감청 의혹을 폭로해 미국 당국의 수배 명단에 오른 전직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26일 시민권을 부여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시민권자가 된 스노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징집될 것”이라며 비난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스노든의 변호인은 “스노든이 러시아군에 복무한 적이 없다. 동원령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와 7644㎞의 국경을 맞댄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최근 많은 러시아인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떠나왔다”며 “우리는 그들을 돌보고 안전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정부에 따르면 푸틴의 동원령 선포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인 9만8000명이 카자흐스탄으로 입국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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