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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野, 인터넷 확산 1시간 전쯤 尹발언 알고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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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고 알았다’는 기존의 주장과 달라

野관계자 “오전 7~8시 사이 입수”

어떤 경로로 받았는지는 안밝혀

조선일보

박홍근(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국회운영위원장인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국회운영위원회 회의가 정회된 뒤 대화하고 있다. 이날 국회운영위 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놓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간 끝에 파행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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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일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내용을 당초 주장보다 1시간 전쯤에 이미 파악하고 관련 논의를 했던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22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 사이 돌았던 SNS 지라시(정보지)와 반디캠 영상을 보고 박홍근 원내대표가 오전 9시 33분 공개 발언을 통해 해당 사안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왔다. 그러나 지라시나 반디캠 영상이 SNS에 확산되기 전에 민주당이 먼저 이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여당은 “민주당과 MBC 간 정언 유착”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22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일부 지도부에 보고가 됐다”며 “어떤 경로로 파악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뉴욕 순방 취재단인 MBC·KTV 카메라 기자는 윤 대통령의 국제 회의 행사 종료 얼마 후인 오전 6시 28분쯤 한국 방송사 12곳으로 동시에 영상을 송출했고, 이 영상은 오전 7시 30분쯤 송출이 완료됐다. 민주당이 송출 완료와 거의 같은 시간에 발언 내용을 파악하는 등 실시간 공유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영상의 엠바고(보도 유예)는 오전 9시 39분에 해제됐고, 박홍근 원내대표가 공개 회의에서 발언을 비판한 것은 이보다 6분 빠른 9시 33분이다. 이에 대해 박홍근 원내대표는 “발언 전에 SNS에서 영상이 돌았고 그걸 보고 한 발언”이라며 “정언 유착 주장은 기가 차다”고 했었다. MBC도 “이 영상은 촬영 후 바로 각 방송사로 보내졌고, 대통령실 기자들과 공유한 시각은 오전 8시 이전”이라며 “이른바 ‘받’(받은글, 지라시) 형태로 국회 기자들에게 퍼진 내용을 정치인들이 파악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7시 30분쯤 이 내용을 알았다면 민주당과 MBC 모두 추가 해명이 필요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비민주노총 계열의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이날 성명에서 “MBC 유튜브 [오늘 이 뉴스]의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제하의 1분 12초짜리 동영상은 MBC 디지털뉴스룸 A 국장이 소속 부장이나 기자를 건너뛰고 직접 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MBC 노조에 따르면, ‘오늘 이 뉴스’ 코너는 디지털뉴스제작팀이 만드는데 부장과 팀원 등 3명의 소속 기자가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이번 영상은 A 국장이 직접 제작하겠다고 나섰고, 영상 편집자를 불러 편집을 의뢰했다고 한다. MBC 노조는 “A 국장이 이 동영상을 제작할 때 편집자에게 여러 차례 ‘확실히 국회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로 들리는지 물어보고는 편집자가 ‘그렇게 들린다’고 답하자 제작을 완료했다고 한다”며 “발언 내용이 불분명하면 소음을 제거하거나 재생 속도를 늦추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확인했어야 하는데도 사내 신분 차이가 큰 영상 편집자의 동의를 구해 단정해 버리고 자막까지 삽입한 것은 무모하고 그 의도가 의아한 대목”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A 국장은 본지 통화에서 “(노조 주장은) 전제부터 결론까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MBC 노조는 A 국장 반론에 대해 “함께 당시 CCTV를 확인해보자고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는 다른 성명에선 민주당 이동주 의원실 선임비서관 최모씨가 논란의 대통령 발언을 엠바고(보도 유예)가 풀리기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 먼저 유포했다고 밝혔다. MBC 노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2일 오전 9시에 해당 커뮤니티에 “윤석열 대형 사고 쳤네요”라는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실과 기자단의 조율 상황, 보도 예고 등을 전달했다. 이어 9시 28분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말을 전언의 형태로 공개했다. 대통령실 엠바고가 해제된 건 이보다 10여 분 뒤인 9시 39분이었다. 최씨는 지난 26일 오후 해당 커뮤니티에 자신이 대통령 발언을 올린 게 맞는다는 취지의 글도 올렸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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