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유감 표명할 시기 지났다” 여권, 비속어 논란 강공 선회 왜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과 관련해 27일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방송 TF’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의총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유감 표명을 할 시기는 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소위 ‘비속어 논란’에 사과 없이 강경 대응을 택한 이유를 묻자 복수의 대통령실 참모들이 전한 말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비속어 논란’이 아닌 ‘MBC의 자막 조작’을 통한 “한·미 동맹 훼손 시도”라 보고 있다. 이재명 부대변인은 27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음성 분석 전문가도 특정할 수 없는 단어를 일부 언론에서 특정했다. 누가 보더라도 동맹관계를 훼손하고 동맹을 조롱하는 듯한 뉘앙스의 문장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이 직접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도 이례적인데, MBC라디오에 출연해 MBC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유감 표명은 본질이 호도되고 마치 윤 대통령이 실제 ‘바이든’이라 말했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과 관련해 27일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방송 TF’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가 각각 의총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MBC에서 외교적 파장이 우려된다는 보도를 내보냈다”며 “파장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외교적 파장을 일부러 만든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MBC엔 오보가 아님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MBC가 22일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에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제목을 붙여서 유튜브에 올리면서 시작했다.

이어 MBC는 미국 정부에 e메일을 보내면서 AFP통신 기사를 첨부하고는 그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물었다. AFP통신은 전날 MBC 유튜브 자막에 따라 영문 기사를 썼는데, 그 기사에서 ‘××들’은 ‘fu××ers’로, ‘바이든이 쪽팔려서’는 ‘Biden lose damn face’로 각각 번역됐다.

이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MBC의 백악관 메일이야말로 이 사건의 실체를 명징하게 보여준다”면서 “가짜뉴스로 미국까지 속여서 ‘외교참사’로 비화시켜 윤석열 정부를 흔들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MBC는 대국민 보이스피싱을 넘어 미국까지 낚아보려고 외교적 자해공갈도 서슴지 않았다”며 “그야말로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범죄적 언론 사기극”이라고 했다. 또 “MBC는 지금 당장 백악관으로 보낸 메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을 열고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3선의 박대출 의원이 팀장을 맡고 박성중·윤한홍·윤두현·최형두·장동혁·조수진 의원이 참여한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6일 MBC 박성제 사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공문을 보내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 없이 이뤄진 보도로 대한민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가 훼손되고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음성 전문가도 해석이 어려운 윤 대통령의 발음을 보도한 근거 ▶대통령실에 거친 확인 절차 ▶외교분쟁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미 국무부와 백악관에 입장을 요청한 이유 등을 질의했다. 이에 MBC는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압박으로 비칠 수 있어 매우 유감스럽고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한편 정부 고위 당국자는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당국자에게 해당 발언이 미국에 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면서 “NSC 측이 잘 알겠으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최민지·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