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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럽 정상’ 김민재, 철벽수비에 돌파까지...상암벌 홀렸다 [카메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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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최정상급 수비수임을 증명하고 온 김민재(나폴리)가 국가대표팀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상암벌의 관중들을 홀렸다. 철벽수비에 돌파까지, 그야말로 원맨쇼급 활약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5분 손흥민의 선제골과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 등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앞선 코스타리카전 2-2 무승부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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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나폴리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중인 김민재가 대표팀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카메룬 공격진을 꽁꽁 틀어막았다. 사진(상암 서울)=김재현 기자


카메룬(38위)은 이번 이번 한국행 A매치에 잠보 앙귀사, 막심 추포모팅 등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1.5군급 전력을 꾸렸다. 그런 탓에 지난 27일 FIFA 랭킹 77위로 무려 39계단이 낮은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0-2로 완패를 당하기도 했다.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으로 경기력에 약점을 노출했다.

그러나 이날은 절치부심한 듯 전반부터 강한 압박과 피지컬을 앞세운 공격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이에 맞서 한국은 골키퍼 김승규, 수비진 김진수-김민재-권경원-김문환, 미드필더 손준호-황인범-정우영(프라이브루크), 공격진 황희찬-손흥민-이재성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지난 코스타리카전과 비교해 수비진에서 센터백 김영권과 오른쪽 풀백 윤종규가 빠졌다. 대신 권경원이 김민재와 센터백으로 짝을 이루고 김문환이 우측 풀백으로 기용됐다.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인 만큼 수비진을 점검해본다는 의미와 함께, 앞선 코스타리카전에서 흔들리면서 2-2로 아쉽게 비긴 수비조합을 다시 꾸린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카메룬은 음뵈모(브렌트포드), 아부바카르(알 나스르)의 투톱, 은가말루, 구엣, 온두아, 옹글라 4명의 미드필더가 중원에 포진하고 수비진은 톨로-은클루-카스텔레토-파이의 포백이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오나나가 꼈다.

특히 이날 카메룬은 유럽에서 활약 중인 아부바카르와 음뵈모 2명의 투톱 자원의 힘과 스피드, 높이 등 피지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격 전략을 썼다. 이 둘을 중심으로 해서 잦은 패스 연결을 거치기 보다는 롱볼로 전방을 직접 노리는 전략을 짰다.

이외에도 미드필더 자원과 수비진에서도 적극적인 압박과 몸싸움을 펼쳤다. 측면과 중앙을 모두 활용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김민재와 권경원 조합이 중심이 된 포백 조합이 이를 효과적으로 막았다. 특히 김민재는 우측 방면을 포함해 수비 진영을 넓게 커버하면서, 상황에 따라 전진해 상대 공격 줄기를 끊는 영리한 수비를 보여줬다.

동시에 뛰어난 몸싸움 능력과 제공권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 자원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2분 만에 곧바로 위기 상황을 끊은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음뵈모가 우측에서 돌파해 아부바카르를 보고 문전으로 띄워준 공을 김민재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이후에도 김민재는 경기 내내 상대 공격을 미리 끊거나 몸으로 슈팅하지 못하게 라인 바깥으로 밀어내거나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공격 차단 이후 볼을 탈취하면 과감한 전진 돌파 혹은 롱패스로 수비 이후 역습 장면도 주도했다. 공을 미리 차단한 이후 경기장 중앙까지 드리블로 치고 나올 정도로 과감한 자신감이 돋보였다.

롱패스 시도 역시 마찬가지로 과감했다. 종종 나온 롱패스가 카메룬의 수비템포를 흔드는 장면도 몇 차례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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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이날 카메룬 공격진을 상대로 한 높이-스피드 경쟁에서 앞선 것은 물론 공격을 미리 차단하는 영리한 수비를 선보였다. 사진(상암 서울)=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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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원을 비롯한 포백과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전반전 한국은 좌측 풀백 김진수와 우측 풀백 김문환 중 1명이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공격 전개에 참여하면 한 명이 후방에 남는 비대칭 형태를 보이거나, 상황에 따라 양측 풀백이 모두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황인범과 손준호가 상황에 따라 수비를 도우면서 김민재가 넓은 범위를 커버해 막고 그 뒷공간을 권경원이 최후방에서 지키는 형태였다.

4명의 수비진은 전반 초반 다소 흔들렸지만 역할 분담을 하면서 특히 후반 침착하게 점유를 늘려가는 동시에 좋은 드리블 능력과 개인기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공격한 카메룬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수비진 높이를 후반전 상대적으로 내렸을 때도 김민재는 안정적이었다. 최후방 사령관으로 포백 라인에 적극적으로 수비 지시를 하는 등 든든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진수와 김민재도 측면 공격을 잘 저지했고, 권경원도 큰 실수 없이 카메룬의 공격을 막아냈다. 김민재가 중심을 잡아줬기에 완성된 안정감이었다.

후반전 카메룬은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24분 아부바카르를 빼고 타왐바를 투입했다. 아부바카르는 힘과 높이, 스피드 경쟁에서 김민재에게 완전히 밀리며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끝에 교체됐다. 피지컬이 뛰어난 장신 공격수 타왐바 역시 권경원의 대인마크에 막히면서 마찬가지로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전에는 상대적으로 김민재는 후방 수비에 집중했고, 카메룬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고도 특별한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이날 김민재의 모습은 유럽에서 익히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 나폴리로 이적해 팀의 핵심 수비 자원으로 거듭났다. 김민재의 이런 활약에 나폴리는 현재까지 무패행진을 달리며 리그 선두로 순항 중이다.

유럽에서나 한국 대표팀에서나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한 김민재의 활약에 상암벌을 가득 메운 5만 9,389명 관중도 박수 갈채를 쏟아냈다. 김민재가 좋은 수비나 공격 전개를 보여줄 때마다 관중석에서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특히 상대 공격진과 경합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탄성이 나왔다.

유럽 무대에서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공격진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수비수가 드디어 나왔다는 걸 실감하는 듯이 말이다.

[상암(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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