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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베를루스코니, 불명예 퇴진 9년만에 이탈리아 정계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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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서 상원의원 당선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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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매매와 탈세 등으로 정계에서 불명예 퇴진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이탈리아 전 총리가 지난 25일(현지 시각) 실시된 총선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안사(ANSA) 통신은 26일 “베를루스코니 전진이탈리아(FI) 대표가 북부 롬바르디아 몬차 지역구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며 “지난 2013년 퇴진 이후 9년 만에 정계에 복귀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2018년 이 지역의 무명 축구단 AC몬차를 인수, 3년여 만에 3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승격시키며 지역 민심을 잡았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세라는 “우파연합의 총선 압승과 함께 베를루스코니에게는 겹경사”라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당수에게 총리 자리를 내주고, 자신은 상원의장을 하기로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밀라노의 언론·건설 재벌 출신으로 1994년 정계에 뛰어들어 세 번이나 총리를 지냈다. 하지만 집권 기간 내내 뇌물과 횡령, 탈세, 성추문 등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11년 미성년자 성추문으로 총리에서 물러났고, 2013년엔 탈세로 유죄 선고를 받아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2018년 5월 복권된 이후 2019년 유럽의회 의원이 되는 등 끊임없이 정계 복귀를 노려왔다. 그는 이날 “차기 정부 내에서 친(親)유럽 목소리를 내고, 축구의 플레이메이커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FdI와 동맹(Lega)이 속한 우파연합의 총선 승리에 독일과 프랑스 등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이탈리아 새 정부가 앞으로 낙태권과 같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 출신 카타리나 바렐리 유럽의회 부의장은 “멜로니의 롤 모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나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라며 “유럽의 건설적 협력에 위험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유럽 내 극우 진영은 환영 메시지를 쏟아냈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는 “이탈리아인들이 애국적이고 자주적인 정부를 선택했다”고 했다.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카우프만 의원은 “이탈리아와 유럽 모두를 위해 좋은 날”이라며 “북쪽에는 스웨덴, 남쪽에는 이탈리아에 우파 정권이 들어서며 좌파의 세상은 옛날 얘기가 됐다”고 했다. 자국 주권을 내세우며 유럽연합(EU)과 충돌해온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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