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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세계은행, 올해 中 성장률 2.8% 전망…한국 경제에 후폭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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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중국 정부의 전망치(5.5%)의 절반 수준인 2.8%에 이르며 32년 만에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의 평균 성장률에 밀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원화가치 하락이 가팔라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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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은 26일(현지시각) 동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4월 전망(5%) 때보다 2.2%포인트 내렸다. 사진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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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은 26일(현지시각)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전망에서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지난 4월 전망(5%)보다 2.2%포인트 내려 잡았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1%였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23개 개도국의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치(5.3%)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한국과 일본 등은 해당 전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5.1%)와 말레이시아(6.4%) 등의 개도국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호조와 국내 수요 회복 등으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도국보다 성장률이 뒤처진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중국의 성장률이 3.9%로 둔화하고, 개도국의 성장률은 5.3%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것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주요 도시 봉쇄로 생산과 소비의 타격이 생긴 데다 중국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다.

아디탸마투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코로나19 억제에 많은 경제적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며 “중국은 강력한 부양책을 위한 충분한 탄약을 갖고 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부양책이 무력화할 것이란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회복하기 쉽지 않아서다.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1.3% 하락했다. 2015년 8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다.

세계은행은 부동산 부문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개발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유동성 지원 등이 필요하지만,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국제기구도 잇따라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21일 중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종전(4%)보다 0.7%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3.2%로 내려 잡았다. FT는 “시진핑 주석이 2022년 이후에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비관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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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며 한국 경제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에 위안화 가치는 2008년 이후 14년 동안 한 번도 깨지지 않는 달러당 7.2위안을 넘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와 위안화는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여겨져, 통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위안화 약세가 원화가치 하락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최근 원화가치 하락에 대해 “9월 이후 엔화와 위안화가 절하되며 원화가 한국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비해 더 급격하게 절하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선에도 먹구름이 낄 수 있다. 대중 수출은 한국 수출의 2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달 대중 수출은 1년 전보다 5.4% 줄어들며, 6월(-0.8%), 7월(-2.7%)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에 한국도 중국의 경기 부양의 수혜를 상당 부분 누리며, 중국이 안전판 역할을 했다”며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건 한국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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