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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우조선해양 분할 인수하려다 정부 요청에 전부 인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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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산업은행 제안에 TF 꾸려 검토 작업

정부, 향후 KAI, HMM 순으로 매각할 듯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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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애초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부문만 인수하려 했으나 협상 과정에서 정부 요구를 수용해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인수 발표 첫날 13.41%까지 올랐던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다음 날인 27일에는 18.24% 하락해, 2만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7일 정부와 한화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인수는 올초부터 대우조선해양 분리 매각을 전제로 검토돼왔다. 정부 관계자는 “올 1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된 직후 금융위원회 주관 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방안이 언급됐고 이후 새 정부 출범 뒤 구체안이 마련되면서 속도가 붙었다”고 전했다.

매각안은 산업은행이 만들었다. 구체안이 마련되자 지난 8월 일부 기업에 제안됐는데, 한화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부 관계자는 “제안서를 받아든 기업 가운데 관심을 보인 곳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 중에는 지에스(GS), 포스코, 효성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회사들은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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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제안을 받고 그룹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산업은행의 첫 제안은 한화의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방산과 연관된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사업부문만을 인수하는 것이었다. 본격 협상 과정에서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전체를 인수해줄 것을 요구했고, 한화는 주저하다 일부 조건을 제시하면서 응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 일부만 매각할 경우 남은 사업부문을 매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다 (전체 매각을 요구하는) 노조 요구도 무시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방위산업 부문인 특수선만 매각할 경우, 남은 상선 부문을 매각할 대상을 찾기 힘든데다 노조의 반발로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음을 우려한 셈이다. 앞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약에 대해, 상선 부문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점유율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증권사 분석가는 “한화의 주요 매출이 방산은 물론 에너지, 금융 등으로 규제 사업이라 정부 요구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 인수 발표 당일 큰 폭으로 상승했던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이날에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화 인수가 신주발행 방식으로 이뤄져 전체 주식 수가 두배 가까이 늘어나 기존 주식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데다 2조3천억원에 달하는 영구채 해결 방안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구채는 자본으로 인식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계속 보유할 경우 금리가 올라 이자부담이 많아지고 주가 상승 시엔 주식으로 전환돼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우조선해양 영구채는 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까지는 금리가 1.0%지만, 내년부터는 10% 이상의 금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한화 쪽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과 관련해 “김승연 회장뿐만 아니라 김동관 부회장의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김 부회장은 지주회사 격인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세 곳에서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인수금액 2조원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많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세 승계 과정에서 장남인 김 부회장은 에너지·방산 계열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수로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더욱 시간이 걸리게 됐다.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론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 등이 나눠갖게 되면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수직계열화는 더욱 어려워진다. 증권사 분석가는 “지주회사를 정점으로 자회사, 손자회사 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자산 11조4천억원)을 인수하게 되면 자산 기준으로 재계 6위 포스코(자산 96조3천억원)를 바짝 뒤쫓게 된다. 한화는 지난해 기준 자산 80조4천억원을 보유한 재계 7위다.

한편, 이번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성공하면, 윤석열 정부의 첫 민영화 사례가 된다. 이후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나 에이치엠엠(HMM) 등도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정부는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을 에이치엠엠보다 우선 순위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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