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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굿바이 디젤…현대차 싼타페 내년 신모델부터 생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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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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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경유값, 클린 디젤(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워 한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약진했던 디젤 차량 시대가 빠른 속도로 막을 내리고 있다. 경유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며 휘발유 가격과 차이가 사실상 없어진 데다 전기차(EV),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자동차가 대세 차종으로 부상하면서 디젤차가 급속도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2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023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싼타페 5세대 차량 구성에서 디젤을 제외했다. 디젤 모델을 찾는 소비자가 급속히 줄자 가솔린과 하이브리드(가솔린과 배터리엔진 접목) 모델만을 내놓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에선 싼타페를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의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디젤 모델이 순차적으로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젤 모델의 빈자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신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부동의 1위이자 글로벌 시장 판매량 3위인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국내 차 업계와 시장, 소비자들의 선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00년 출시된 싼타페는 현대차의 대표 중형 SUV로,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130만대가 판매됐다. 이 중 110만대가 디젤 모델로, 밴으로 분류되는 카니발을 제외하면 국내 SUV 중 가장 많은 디젤 모델이 판매된 차종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1~8월 국내 싼타페 디젤 판매량은 전체의 24%(4145대)에 머물러 가솔린(30%), 하이브리드(45%)보다 낮았다. 업계는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상황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 경유 가격 인상 등이 더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디젤차 생산이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차량용 경유에 바이오디젤 혼합을 의무화하는 제도(RFS)를 강화한 것도 디젤차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RFS로 경유차 이용자들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약 5년 동안 추가로 부담한 비용은 1조54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환경규제로 경유값 부담 1조5천억 급증

저물어가는 경유車 시대

경유에 친환경 비율 강화
바이오디젤 가격 폭등에
운전자 주유비 부담 커져

文정부선 혼합비율 더 높여
디젤차 생산도 줄줄이 감소

현대자동차가 내년도 싼타페 구성에서 디젤 모델을 제외한 것은 그만큼 디젤 차량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클린 디젤'이라는 이름으로 친환경차로 분류됐던 디젤차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에 더해 한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연료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바이오디젤 혼합의무화(RFS) 제도까지 강화해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바이오디젤 가격이 급등하면서 ℓ당 2000원대를 돌파한 데다 현재 3.5%인 의무혼합비율을 2030년 8%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국민 부담이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7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디젤차 이용자들이 RFS 제도로 인해 추가 부담한 금액은 1조5454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바이오디젤은 식물·동물성 기름을 화학 처리해 경유와 유사하게 만든 신재생에너지 연료다.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 중 하나로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일정 비율로 혼합하도록 하는 RF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RFS 제도에 따라 석유 정제 업체들은 자동차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해 공급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바이오디젤 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담은 더 커졌다. 2018년 ℓ당 865.1원이었던 바이오디젤의 세전 공급단가는 지난해 1345원, 올해 7월 2159원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유의 세전 공급단가 상승폭(645.7원→1347원)에 비해 더 큰 폭으로 올랐다. 바이오디젤과 일반 경유의 단가 차이는 2018년 ℓ당 219.4원에서 올해 7월 812원까지 확대됐다. 단가 차이와 연간 공급된 바이오디젤 혼합 물량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디젤차 소비자들이 추가 부담한 비용은 2018년 1560억원, 2019년 1387억원, 2020년 3781억원, 2021년 5354억원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의 의무혼합비율 상향 조치로 인해 디젤차 운전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서는 2030년 의무혼합비율을 8%까지 올려 잡았다.

2021년 7월 의무혼합비율을 기존 3.0%에서 3.5%로 인상한 후 3년 단위로 0.5%포인트씩 올려 2030년 5%를 맞추는 것이었다. 구 의원은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비율을 무리하게 올리는 계획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계의 '탈디젤' 흐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출시되는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디젤 모델 생산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다만 2030년부터 국내외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기로 한 만큼 계획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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