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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환율·공공요금 등 물가 악재 줄줄이... 뒤로 밀리는 10월 정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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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월 소비자물가 정점 전망했지만
식료품·공공요금 인상에 고환율까지 겹쳐
부총리·한은 총재 물가 정점, 미묘한 엇박자

한국일보

2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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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옥죄는 고환율로 국내 물가 정점 시기가 정부 전망(10월)보다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공공요금 인상이 끌어올린 물가를 고환율이 다시 한 번 밀어올리며 물가 충격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 압력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국제 원자재 가격도 국제 정세에 따라 언제든 다시 튀어오를 수 있다.

‘10월 물가 정점론’을 안갯속으로 밀어 넣는 선봉장은 생활과 밀접한 ①밥상 물가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식료품·음료·음식서비스 부문만 계산한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 4월(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먹거리 물가는 2월(4.7%)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지만, 상승세가 꺾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농심은 15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1.3% 올렸고, 팔도·오뚜기 등도 다음 달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우유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도 오를 게 확실시 돼 우윳값은 물론, 우유를 쓰는 빵·아이스크림·커피 가격마저 연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외식물가 상승마저 자극할 수 있단 얘기다. 지난달 외식물가(8.8%)는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게 올라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물가 오름세를 억눌러 온 ②공공요금이 다음 달 추가 인상되는 점도 향후 물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 4월과 10월 두 차례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kWh(킬로와트시)당 4.9원씩 올리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와 별개로 전기요금 추가 인상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연료비 상승 부담으로 한국전력공사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도시가스 요금 정산단가도 다음 달부터 2.3원으로 인상된다. 올해 가스요금 정산단가를 세 차례 높이기로 한 지난해 정부 결정에 따라 0원이던 메가줄(MJ)당 가스요금 정산단가는 5월 1.23원, 7월 1.9원으로 올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기요금 인상은 생산비용을 높이고, 이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1년 전보다 15.7% 상승했다.

③치솟는 환율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그에 따라 국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진다.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④국제 유가도 변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배럴당 130달러 코앞까지 치솟았던 국제 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에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나, 안심하긴 이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최근 “유럽연합(EU)이 올겨울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중단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⑤물가 전망을 두고 경제 수장 사이에서 미묘한 엇박자가 나타나는 것도 '10월 물가 정점 회의론'에 불을 지피는 부분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5일 “늦어도 10월엔 소비자물가가 정점에 이르지 않을까 한다”며 기존 정부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2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월로 예상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크게 뛰거나 환율이 더 절하되면 정점 시기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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