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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대 너무 컸나"…대우조선 주가 18% 폭락에 주주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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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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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인수 소식으로 전일 급등했던 대우조선해양 주가가 하루 만에 급락했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 가치 희석과 산업은행 지분 관련 오버행(잠재적인 대량 매도 물량) 우려 등이 주가 급락의 첫 번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인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사업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주 경쟁이 심화될 경우 저가 수주 우려가 여전하고 잠재적인 재무적 불확실성도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전일 대비 18.24% 급락한 2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3.41% 급등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상승폭보다 더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폭락은 전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도약에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특히 주가 측면에선 오버행 리스크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규모가 상당해 주가 희석 우려는 기존 주주에게 다소 불편하게 다가올 것"이라며 "유상증자 마무리 후에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 28.2%를 여전히 보유한다는 점에서 공적자금 회수에 대응하는 오버행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될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한화그룹의 인수 후에도 여전히 산업은행이 28%의 지분을 보유해 장기적 관점에서 해당 지분의 처리 방안이 도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그룹의 인수 후에도 실적과 재무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이유로 주가 상승 모멘텀(동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재고 자산이 늘고, 부채 비율이 악화되는 등 여러 재무지표가 좋지 않다. 실적 측면에서도 올해까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빅3' 체제가 유지되는 만큼 조선업계 실적의 발목을 잡아 왔던 저가 수주 문제가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중 한 곳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려던 계획을 세운 것도 국내 조선업의 불황 원인이 국내 업체 간 내부 경쟁과 저가 수주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6월 재고 자산은 1조7111억원으로 2021년(1조1391억원), 2020년(9633억원) 대비 급증했다. 재고 자산과 함께 운전자본으로 묶이는 매출 채권 및 기타 채권도 지난해 말 대비 16.3% 늘었다. 운전자본이 늘게 되면 기업이 당해 벌어들이는 실질적인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4313억원)와 비교해 크게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1조1061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4241억원에 달한다.

물론 한화그룹의 인수 이후 부채 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등 재무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문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난관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까지 대우조선해양이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영업이익은 -5525억원이다. 지난해 적자 규모(-1조7547억원)와 비교하면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주가 상승을 위한 동력이 되긴 부족하다는 평가다. 내년에야 대우조선해양은 160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저가 수주, 원재료 부담으로 실적 반등이 수년간 지연됐고, 우발채무 등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재무구조 정상화 이후에도 당분간 불확실성이 증대해 주가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대석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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